어머니 "함께 지내면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 선처 호소
"동생 아무 죄 없으니 선처 바란다"…서로 두둔하는 모습 보여
"동생 아무 죄 없으니 선처 바란다"…서로 두둔하는 모습 보여
10년 가까이 자신들을 키워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무참히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형제들이 낸 항소심서도 중형이 구형됐습니다.
검찰은 11일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진성철)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범행을 주도한 형 A(19)군에게 1심 구형과 같은 무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또 형의 범행을 도운 동생 B(17)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10대 형제의 어머니는 "2016년 막내가 뇌질환 약을 먹으면 무기력해져 일부러 약을 먹이지 않았는데, 대구가정법원에서 보호관찰 명령이 청구됐다"며 "그 이후로 아이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아이들과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A군은 최후진술에서 "동생은 아무 죄가 없으니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고, B군은 "형에게 더 많은 형량을 부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서로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피고인 측 변호사 또한 그들이 미성년자인 점을 들어 "그림에 소질이 있는 B군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 역시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랄 것"이라 말했습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8월30일 0시 10분 경 대구 서구 비산동의 주택에서 자신의 친할머니(77)를 흉기로 60여차례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A씨는 현장에서 곧장 체포되었고, 손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할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온 몸에 큰 부상을 입어 결국 숨졌습니다.
범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B군은 형인 A군이 범행을 저지를 때 할머니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의 행위로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해 A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B군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범행을 자각하고 반성하는 점, 동생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는 점,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별다른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비교적 원만하게 학교생활 해 온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