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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 수혜 업종인데…1년새 반토막난 LG생건 아모레퍼시픽
입력 2022-04-11 16:30  | 수정 2022-04-11 16:3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증시의 대표적인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재차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리오프닝(봉쇄 해제)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종목들이지만 최근 중국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대도시들이 봉쇄에 들어가면서 중국 매출 부진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이후 이날까지 15.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22% 하락하면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대비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하락률은 코스피200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크다. 지난해 5월 30만원선이던 주가는 현재 15만원대로 하락하면서 11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화장품 대장주 LG생활건강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이후 7.26% 떨어졌다. 지난해 7월 178만원선이던 주가는 현재 88만원대다. 9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된 것이다.

화장품주는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 색조 화장품의 매출이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 종목인 대한항공과 하나투어는 3월 이후 주가가 각각 6.14%, 10.86% 상승하는 등 출렁이는 증시 상황에도 리오프닝주는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화장품주가 부진한 것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 우려 탓이다. '코로나 제로'로 대표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펼치는 중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상하이가 2주째 봉쇄되고 있다. 상하이 인근의 쑤저우, 쿤산 등 위성도시들도 봉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둥성 광저우에서도 봉쇄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상하이 봉쇄가 3월을 지나 4월까지 이어지면서 두 대형 화장품 회사의 중국 매출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16%, 아모레퍼시픽은 35%다. 여기에 면세점 매출을 포함하면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가 38%, 아모레퍼시픽은 58%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1분기 실적 전망치도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Fn가이드 기준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3623억원에서 현재 3474억원까지 내려왔다. 이달 들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6곳 가운데 3곳이 33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1곳은 3100억원대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말 1457억원이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287억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 6곳 중 3곳은 1000억원대를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주가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의 도시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고, 중국내 K-뷰티의 위세가 예전만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리오프팅 투자 관점에서는 브랜드 화장품 업체보다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나 ODM(제조자개발생산)업체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코로나19 락다운 영향이 적어도 4월에서 늦으면 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화장품 기업들의 단기 이익 모멘텀을 낮춘다"라면서 "중국 소비 회복 여부에 따라 화장품 기업들의 펀더멘탈 개선이 가능할 전망인데 이를 5월 중순 전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락다운 해제 기대감이 커질 때 중국에 기반을 두는 화장품 OEM·ODM사의 주가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 소비 불확실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면세점·화장품 업체들 주가가 추세적으로 반등하기 어렵다"라면서 "화장품 산업구조와 실적 안정성을 본다면 브랜드 업체보다 ODM 업체 투자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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