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4라운드 18번홀 그린. 두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스코티 셰플러(미국)은 수 많은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챔피언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18번홀 그린에는 탄식이 여러차례 울려 퍼졌다. 첫번째로 친 버디퍼팅은 홀을 지나갔고 이후 50cm 거리에서 세 차례나 더 퍼팅을 했기 때문. 결국 더블보기. 하지만 2위를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이미 5타차로 앞섰던 터라 우승에는 문제가 없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셰플러가 무서운 상승세를 거두며 2022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챔피언인 마쓰야마 히데키(미국)가 입혀주는 그린재킷을 걸친 그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바햐흐로 '셰플러 시대'다. 마스터스 출전 세 번만에 우승. 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과 똑같다. 게다가 셰플러는 최근 두 달간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무려 4승을 거뒀다. 그 중에는 일반 대회 2개, 매치플레이 1개, 그리고 메이저대회까지 포함됐다. 6개 대회 출전해 4승을 거둔 것은 2015년 제이슨 데이(호주)이후 무려 7년만의 대기록. 특히 이 기간 상금으로만 번 돈이 무려 887만2200달러로 한화로 약 109억원이나 된다.
또 '36홀 5타차 선두 우승'은 스코티 셰플러까지 총 6차례 나왔다. 이 중 가장 첫번째인 1936년 해리 쿠퍼를 제외하고 허먼 카이저(1946), 잭 니클라우스(1975), 래이먼드 플로이드(1976), 조던 스피스(2015)까지 총 4명의 선수는 기세를 이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셰플러가 '36홀 5타차 선두 불패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또 세계랭킹 1위가 그린재킷을 입은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역대 세계 1위로 마스터스에서 축배를 든 선수로는 1991년 이언 우즈넘(웨일스), 1992년 프레드 커플스, 2001년과 2002년 타이거 우즈, 2020년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4명 뿐이었다.
갑작스런 추위와 강풍, 폭우에도 셰플러의 곁을 묵묵하게 지킨 그의 캐디 테드 스콧은 더 기뻐했다. 그의 '세 번째 마스터스 우승'이기 때문이다.
스콧은 버바 왓슨(미국)이 2012년과 2013년 마스터스를 2연패 할 때 캐디를 맡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부터 셰플러의 백을 매기 시작했고 셰플러를 '황제' 자리에 올려놨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만을 남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등 8타를 줄이며 합계 7언더파 281타로 2위에 올랐고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카메론 스미스(호주)는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내심 '한국인 최초 마스터스 우승'을 노렸던 임성재는 이날 샷이 흔들리며 3타를 잃고 1언더파 287타로 저스틴 토머스(미국)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라 '톱10'에 성공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거스타(조지아주)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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