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의 공세가 매섭다. 프리미엄 사양에 저렴한 가격을 갖춘 중국 제조사들은 최근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인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지난 4년간 한국에 대한 열렬한 구애를 이어가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삼성과 애플 입지가 워낙 견고한 데다,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탓에 1%대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형성된 만큼 더이상 가성비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만원대 샤오미 신제품 이달 출시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는 이달 13일과 20일 레드미노트11 프로(5G 모델), 레드미노트11(LTE 모델)을 한국 시장에 각각 출시한다. 출고가는 레드미노트11 프로가 39만3900원, 레드미노트11이 29만9200원이다.
이번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삼성전자 최근 출시한 보급형 모델 갤럭시A53(5G 모델)(59만9500원), 갤럭시A23(LTE 모델)(37만4000원)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레드미노트11. [사진 제공 = 샤오미]
샤오미 역시 가성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5일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레드미노트11 프로 5G는 한국 내 판매되는 제품 중 삼성전자의 갤럭시A53과 가장 비슷하지만, 한국 시장 내 레드미노트11 프로와 비슷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해 이 제품을 한국에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샤오미가 한국 시장에서 유지해온 포지션은 '가성비'이고 이는 애플이나 삼성 같은 제조사의 프리미엄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가성비는 샤오미의 브랜드 철학이고 모든 제품, 출시 방향 등에 이 철학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 뿐만 아니라 과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도 10년 만에 한국에 신제품을 출시한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이르면 올 2분기부터 국내 시장에 5G 스마트폰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제품은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 등을 통해 출시된다. 모토로라의 모회사 레노버 측은 "이른 시일 내 국내 스마트폰 출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복귀 절차를 밟았다. 회사는 지난해 2월 국내 법인을 설립했다. 같은해 3분기엔 국립전파연구원에 중저가 5G폰 '모토 G50 5G'와 '모토로라 엣지20 퓨전' 등에 대한 적합성 인증을 마쳤다. 해당 인증은 대부분 국내 출시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
◆1% 점유율…한국 공략 쉽지 않을 듯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존재감이 없지만, 4년 전부터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애플 등에 이은 3위이지만, 국내에서 점유율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2%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21%), LG전자(6%), 기타(1%) 순이다. 샤오미의 점유율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1%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 스마트폰 점유율 추이. [사진 출처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국 스마트폰이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이 절대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으로 형성된 만큼 가성비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한국에서 팽배하게 인식되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도 시장 확대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제품 품질뿐만 아니라 보안문제, 제품모방 등 중국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강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만 강점으로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요즘 중국 스마트폰은 삼성과 애플 못지않는 완성도 높게 출시되고 있다"면서도 "'중국폰=가성비폰'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샤오미의 한국 시장 성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