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전사자 규모를 축소하려고 자국군 시신 수습을 거부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지 영안실이나 냉동열차에 안치된 러시아군 시신 7000구를 돌려보낼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러시아가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침공 사흘째에도 러시아군 시신 3000구를 수습해 보내겠다고 했지만 수차례 거부당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리는 그 수치를 믿지 않는다.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며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사실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나 러시아가 전사자 규모를 밝히는 데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는 자국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전사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왔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351명이 전사하고 382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수치는 서방 국가와 우크라이나의 추산과 큰 차이가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 6주간 전쟁에서 러시아가 7000∼1만5000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전자자 규모를 1만8600명으로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7일 (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짜와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크라이나 도시 거리에서 촬영된 민간인 시신 사진과 위성 이미지는 가짜"라며 "러시아군은 이런 잔혹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한 "우리 군은 작전을 종료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작전의 목표가 조만간 달성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칭해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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