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헌재 "벌금 100만 원 이상 선거사범 선거권 5년 제한은 정당"
입력 2022-04-08 14:04  | 수정 2022-04-08 16:48
헌법재판소 외경

선거 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가 확정되면 이후 5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고, 현역 지방의원인 경우 그 직을 박탈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18조 1항과 266조 1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김병태·서호영 전 대구시의회 의원 등이 낸 헌법소원을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청구인들은 2018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이재만 전 최고위원을 돕기 위해 착신전환 유선전화를 10∼20대씩 설치한 뒤 여론조사에 중복으로 응답한 혐의로 기소됐고, 이후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습니다.

이번 심판 대상 조항은 선거 범죄 중 하나로 여론조사 시 착신 전환 등을 통한 중복 응답 범죄를 다뤘습니다.


현행법은 이 법을 어겨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뒤 5년 안에는 선거권을 제한하고, 이미 취임한 지방의회 의원은 직을 박탈합니다.

헌재는 "선거권 제한 조항은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선거범에 대해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며 일반 국민에게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며 "선거권 제한을 통해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침해되는 개인의 사익보다 크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착신전환 등을 통한 중복 응답 범죄는 선거의 공정성을 직접 해하는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라면 지방자치행정을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할 것이라 볼 수 없다"며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의원직을 잃게 한 조항 역시 공무 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대 의견을 낸 이선애 재판관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선거권 제한은 개인적 권리뿐만 아니라 공익을 함께 침해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선거권이 제한되는 방법이 아니라 개개 사건에서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판결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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