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부겸 총리 "졌다고 '발목잡기' 안돼…공동체 미래 위해 함께 고민해야"
입력 2022-04-08 16:42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의결하기 위해 열린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선거에서 진 쪽이 '무조건 안 된다' '우리가 있는 동안은 안된다'며 (정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EBS 초대석에 출연해 한국 정치의 향후 과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어 "21대 국회와 20대 대통령 임기 내에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정치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거기에는 개헌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172석의 거야(巨野)가 될 더불어민주당에 자중과 협치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박정희 정부에 대해 비교적 성공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김 총리는 "그때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정의감이 있었다. 박정희의 권위주의 정부에 다양한 형태로 저항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후진국 발전 모델 중에서도 (박정희 정부는) 비교적 성공한 모델"이라며 "그 정부들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21대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일을 꼽았다. 김 총리는 당시를 떠올리며 "제 정치를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막 터졌을 때 저와 홍의락 전 의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정부 예산안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예산으로 도움을 드렸다"며 "그런데 지역에서는 그 부분을 평가해주지 않고, '조국 사태' 때 왜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제가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구나 싶었고 '정치를 정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총리직을 맡으면서 직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총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면 정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금도 한 4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며 국회의원과 행안부 장관 등 거쳤던 공직 중 '총리'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퇴임 후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멘토단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총리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나오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진로 문제를 상담해주고 이런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며 "30년 이상 정치를 하다 보니까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러 형태로 봉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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