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토스트로 대박 난 '이삭', 버거 가맹점 당분간 안낸다
입력 2022-04-08 14:06  | 수정 2022-04-08 14:12
이삭버거 1호점 신사역키친. [사진 출처 = 이삭버거]

이삭토스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햄버거 전문브랜드 '이삭버거'가 가맹사업을 잠정 보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변동이 극심해서다. 이미 버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향후 가맹사업을 적극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 이삭버거, 가맹사업 잠정 보류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삭버거는 당초 지난 2월 가맹사업 오픈을 목표로 준비해왔으나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맹사업 개시를 잠정 연기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여파 등 대외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삭버거 측은 "모든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예비 점주들께 가맹점 투자비와 수익모델을 안내 드리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가맹사업 오픈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 추이를 더 지켜본 후 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스트로 유명한 이삭은 지난해 7월 젊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 이삭버거 1호점을 열었다. 이어 용인 동백점과 한티점, 서울대입구역점 등 4호점까지 오픈했다. 이후 가맹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잠정 보류했다. 향후 가맹사업 재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삭토스트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가맹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삭토스트는 가맹점과 상생을 원칙으로 '가맹비 0원'이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승부를 봤지만, 최근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인건비 상승이 수익성 악화 요인이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추가로 수익을 악화시키고 있어 판매가격을 높여도 점주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삭버거. [사진 출처 = 이삭버거 홈페이지]
◆ 4조원대 버거시장 경쟁 치열…가성비 vs 프리미엄


국내 버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삭버거는 사업확장 초기 단계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삭버거는 토스트와 마찬가지로 가성비를 내세워 햄버거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 1호점을 개점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삭버거가 향후 가맹사업을 재개하더라도 곧바로 추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가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신흥 강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서다. 확실한 가성비 전략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이어가야 하지만,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버거 시장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양분화됐다. 굿 스터프 이터리,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들은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지티는 이달 말 강남대로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고급 쉐프버거 브랜드 '굿 스터프 이터리(GSE)'의 첫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도 미국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매장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bhc그룹은 오는 6월 강남역에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1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9년 8월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를 출시했다. 가맹 사업까지 나서면서 노브랜드 버거 점포 수는 2년 6개월 만에 170개로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 2020년 2조96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4조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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