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거래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 해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서울은 한 주에 3~4개 자치구에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지금은 하락세가 멈춰섰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가 가시화되면서 서초구와 강남구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인되는 중이다.
8일 KB부동산이 발표하는 주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4일 기준)은 0.03%로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2주 연속 집값이 하락한 곳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4일을 기준으로는 전주대비 집값이 보합세(0.00%)를 보인 노원구과 마포구, 중구, 강동구,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등 7개 지역을 제외하면 18개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특히 서초구(0.11%)와 강남구(0.10%)은 주간 기준 집값 상승률 1, 2위를 차지하며 서울 집값을 끌고가는 모양새다. 실제 이곳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는 규제 완화 기대감에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 183㎡는 최근 59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전보다 7억5000만원 상승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도 38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주요 재건축 단지 조합들이 대선 이후로 움직임을 미뤄왔는데, 대선 이후 규제 완화책들이 본격화 할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속통합기획 등 서울시와의 조율도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거래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매수를 희망하는 문의는 많은데, 지금은 매도자들이 되레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장의 완연한 회복세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매매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나타내는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대선 직전인 지난달 7일 52.3으로 바닥을 찍고 4주 연속 상승해 4일을 기준으로 62.2를 기록했다. KB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여전히 매도심리가 매수심리보다는 강하지만 그동안 줄곧 이어졌던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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