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계곡 살인' 이은해, 남편 월세살이하던 반지하 보증금도 챙겼다
입력 2022-04-08 08:46  | 수정 2022-07-07 09:05
남편 사망 한 달 뒤, 집주인 직접 만나 보증금 100만 원 챙겨
2016년 결혼 후, 신혼집 구했으나 여러 이유로 별거
대기업 다니던 윤 씨, 사망 직전엔 개인 회생 신청까지
'가평 계곡 살인' 용의자로 공개 수배가 내려진 이은해(31) 씨가 사건 후 남편이 살던 집을 찾아가 남은 보증금을 모두 챙겨간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남편 윤 모(당시 39세) 씨가 사망하고 한 달 뒤 그가 살던 경기도 수원의 한 연립주택 지하방을 찾았습니다. 그는 집주인과 직접 만나 서명을 하고 남은 보증금 100만 원을 챙겼습니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의 방이었지만, 윤 씨가 생활고로 인해 4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하며 200만 원이 차감된 상태였습니다.

이 씨는 윤 씨와 2016년 결혼한 후, 신혼집을 구했음에도 함께 살지 않았고 여러 이유를 들어 별거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혼집 계약 당시 이들을 만났던 공인중개사는 JTBC 인터뷰를 통해 "신혼부부 같지 않았다. 살림이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그때 (이상해서) 물어봤던 것 같다. 친구들이 살고 있다고 하길래 희한하다 생각을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윤 씨는 집에서 나와 반지하 방 월세살이를 했습니다. 경제권은 모두 이 씨에게 있었습니다. 이 씨는 윤 씨를 자주 만나지 않았고, 금전적인 지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윤 씨가 살던 집주인은 JTBC에 "(윤 씨가 이 씨를) 한 달에 어쩌다가 한번 보는 것 같았다"며 "항상 남자랑 같이 왔다"고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부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당시 어려웠던 윤 씨의 금전적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로 윤 씨가 이 씨에게 도움을 부탁하며 "전기가 곧 끊긴대. 3개월 치인 데 3만8000원이야. 나 아껴 쓴 거야. 좀 도와주라", "은해야. 나 너무 배고파. 안경도 사고 싶고, 운동화도 사고 싶고. 라면 살 돈도 없어", "만원만 입금해줘.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랑 생수 사 먹게. 돈 빌릴 데가 없어" 등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연구원인 윤 씨는 한 대기업에서 15년간 근무하며 6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망 무렵 개인 회생 신청까지 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 후 내연 관계로 알려진 공범 조현수(30) 씨와 잠적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합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씨와 조 씨의 얼굴 및 신상 일부를 지명 수배하고 공개 수사로 전환했으나 결정적인 제보는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이들의 지인이자 또 다른 공범인 A(30∙남) 씨에 대해선 현재 살인 등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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