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법흥사터 초석에 '풀썩' 앉은 문 대통령 내외…불교계 "참담"
입력 2022-04-07 07:34  | 수정 2022-04-07 07:40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절 터(법흥사터 추정)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성공 스님 “문화재청장 왜 가만히 있었나”
“청와대가 사진 배포”…문화재 인식 수준 비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그동안 출입을 제한해 오던 청와대 건물 뒤편의 ‘북악산 남측면 전면 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성곽 남측을 산행한 가운데, 법흥사터(추정)의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채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입니다.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은 6일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더구나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지난 5일 ‘김신조 사건(1968년 북한 무장간첩들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 이후 54년 만에 개방되는 북악산 탐방로를 둘러봤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산림청 차장, 청와대 참모 등이 동행했습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신라 때 창건된 사찰인 법흥사 자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김 청장과 법흥사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오랜 터가 남아있는 것을 해방 후 다시 세워보려고 준비하다가 김신조 사건으로 개방됐던 곳이 다 폐쇄됐고, 그 부자재가 남은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청장은 구전으로는 이게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저희가 전문발굴 조사를 하면 그런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절 터(법흥사터 추정)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절 터(법흥사터 추정)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불교계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며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라고 성토했습니다.

김 청장의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꼬집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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