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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때 사자…반등장에서 2차전지주에 올인한 기관
입력 2022-04-05 16:22 
[사진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사진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지난달 중순 코스피가 2600선 초반까지 빠졌다가 현재 2750선 부근까지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2차 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전날까지 국내 기관 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을 497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ETF를 제외하면 2위는 삼성SDI(2696억원), 3위 엘앤에프(2398억원), 4위 LG화학(1276억원), 5위 셀트리온(940억원) 순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2차전지 관련주인 것이다.
기관의 순매수 기업들은 개인, 외국인 등 다른 매매주체들과도 매우 상이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2조5502억원)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3428억원), 삼성전자우(3363억원), LG전자(2373억원), HMM(2220억원) 등 주로 대형 IT주를 담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클래시스(6669억원), LG이노텍(2577억원), 엘앤에프(1808억원), 안랩(1608억원), 카카오(1325억원)이었다.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클래시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총리 인선 등의 이슈가 있었던 안랩을 제외하면 대체로 실적 개선 종목이나 낙폭과대 종목이 매수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의 강한 매수세 유입에 2차전지주의 주가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4일 종가 36만3500원에서 이날 44만9000원까지 23.5%나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4.3%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이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주가가 22.2%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엘앤에프는 34.7%나 주가가 뛰었다.
기관 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은 장기적인 산업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일시적으로 주가가 너무 하락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와중에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니켈 가격도 크게 뛰었다. 런던상품거래소에서 니켈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톤당 2만5000달러 안팎이었지만 지난달 초에는 5만달러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2차전지 제조사에 대한 수익성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현재는 3만3000달러까지 가격이 하락 안정화되면서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시 회귀할 수 없는 탄소규제 메가 트렌드 속에서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구조적인 성장의 초입 국면"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2차전지 산업과 주가의 추세적 우상향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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