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전설'하워드 슐츠가 취임 일성으로 "카페, 고객, 직원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슐츠는 미국 시애틀의 작은 커피 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를 3만4000여개 매장을 가진 세계 최대 커피체인으로 만든 인물이다.
두번 물러났지만, 세번째로 경영 일선에 등판한 그는 "주가를 기반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는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며 '본업'을 강조했다. 슐츠는 취임 첫날인 3일(현지시간)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 열린 포럼에서 주식시장이 아닌 고객과 직원을 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가을에 시작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 3년에 걸쳐 200억 달러(24조2800억원)를 돌려줄 예정이었다. 스타벅스는 "이번 조치로 직원과 매장에 더 많은 이익을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슐츠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소비자와의 접점이 있는 매장 경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향후 몇 년간 전세계에 수천 개의 새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확장'카드도 다시 꺼냈다.
슐츠 앞에는 바리스타 노조 설립 움직임·글로벌 공급난으로 인한 비용 상승·직원 근무환경 악화 등 여러 문제가 산적했다. 슐츠는 노조에 반대하지는 않으나, 소수 매장의 움직임 때문에 스타벅스를 노조가 있는 거대 커피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매장 직원의 근무환경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을 인정하며 "우리는 (환경 개선을 위해)충분히 하지 않았다. 더 잘 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슐츠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전 세계 매장과 제조 공장을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슐츠는 커피메이커를 판매하다 시애틀의 초창기 스타벅스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키워낸 경영인이다. 그는 서른넷에 스타벅스를 인수한 뒤 집과 사무실이 아닌 '제3의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WSJ는 "슐츠의 접근 방식은 미국에서 단순한 소모품이었던 커피를 사회적 경험으로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슐츠는 20여년간 스타벅스를 이끌었고,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파트타임 직원 건강보험 제공,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 지급 등에 대해 본인의 신념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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