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순식간에 사라진 러시아군, 전쟁 끝나나 했는데…목표 변경했다
입력 2022-04-05 07:44  | 수정 2022-04-07 09:08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한달이 넘도록 전쟁이 장기화 되자 동부지역 전투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북부지역 병력 철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동부지역은 친러 반군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DPR)·루한스크 인민공화국(LPR)이 있는 곳이다.
로이터통신은 4일 드미트로 지비스키 수미주 주지사가 국영방송에 러시아군대가 북부 수미 지역 어떤 곳도 더는 점령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철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남아 있는 일부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비스키 주지사는 그러면서 현재 수미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탱크와 군 장비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 키이우 서쪽에 있는 지토미르주에서도 러시아군 철수가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주지사는 러시아 병력이 모두 떠났다면서 주택 곳곳에 탄약과 지뢰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서북부 도시 체르니히우 당국도 러시아군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떠났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지역을 포위하고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거센 공격을 퍼부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정체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됐었다. 그러는 사이 민간인 피해가 크게 늘어났다.
결국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해방에 집중하겠다며 전략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병력 철수 징후가 감지됐었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에서 러시아군이 갑자기 철수한 것으로 확인돼 키이우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지 사흘 만에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토노프 공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 날인 2월 24일 점령한 곳이다. 이곳에서 러시아군은 진지를 구축하고 줄곧 주둔해 왔다.
미 국방부는 키이우 주변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 3분의 2가 사실상 떠났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는 다만 이러한 병력 철수가 일시적 후퇴라기 보다는 병력 재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철수한 러시아군 대부분은 친러 국가이자 우크라이나 북쪽 접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집결했다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이들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재배치돼 그곳 전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군이 떠난 지역에서 민간인 학살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방을 비롯한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 범죄'라고 규탄하면서 진상 조사와 함께 러시아 추가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밝혔다.
키이우 북쪽에 위치한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 사살된 민간인 수백명의 시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잔혹 행위 증거 수집과 분석을 돕고 책임을 묻기 위해 검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진상 규명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주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유럽과 논의중인 제재안에는 에너지와 관련된 선택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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