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령해저터널서 120㎞ 아찔 경주…BMW K3 아반떼 20대 운전자 3명 검찰 송치
입력 2022-04-04 17:26 
지난 1월 30일 오전 3시께 충남 보령시 보령해저터널 안에서 차량 3대가 경주를 하고 있다. [사진 = 충남지방경찰청]

지난 1월 30일 오전 3시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에서 레이싱을 벌인 20대 운전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보령해저터널 안에서 고속으로 운전하며 승부를 겨루는 '롤링레이싱(rolling-racing)'을 벌인 A씨(24) 등 3명을 도로교통법(공동위험행위)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차량들은 편도 2개 차로에 각각 1대씩 차를 대더니 갑자기 굉음을 울리며 출발했다. 차선 중앙에 정차한 차량 1대는 앞서 출발한 차량 2대를 따라 이동했다. 이른바 '롤링 레이싱'이라 불리는 속도 경쟁을 펼친 이들은 2㎞씩 3차례에 걸쳐 상대방을 바꿨다. 차량 3대 중 1대는 경주를 벌이는 차량 2대를 쫓아가며 심판을 봤다. 이들은 터널에 설치된 방법용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시속 120㎞를 넘나들며 속도 경쟁을 벌였다. 보령해저터널 내 규정 속도(시속 70㎞)보다 50㎞를 초과한 속도다.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2명이 한 조를 이뤄 약 2㎞정도를 달린 뒤 다시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등 총 3차례 경주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명은 뒤쫓으며 심판을 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인근에 놀러왔다가 바다 속으로 깊이 뚫린 도로가 신기해 재미 삼아 자동차 경주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상 A씨 등 행위는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동승자가 주도하거나 모르는 사이에 자동차 속도 경쟁을 벌이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 단독으로 규정 속도를 80㎞ 이상 초과해서 달리면 3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차량을 잠시 세우고 인증샷을 찍거나 차에서 내려 뛰는 등의 행위는 교통사고를 야기시키는 불법행위"라며 "터널에 위험을 유발하는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12월 1일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은 이가 6927m로 국내 해저터널 가운데 가장 길다. 자동차 전용구간으로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와 사람의 통행도 제한된다. 하지만, 개통 후 도로 한복판에 차량을 세운 뒤 기념사진을 찍거나 차에서 내려 달리기를 하는 등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무리를 지어 불법으로 해저터널을 운행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월 보령해저터널 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차에서 내린 뒤 도로 위를 달린 운전자·동승자 3명을 적발했다. 경찰과 보령해저터널 관리사무소는 터널 내 CCTV 카메라 93대를 활용, 불법 행위와 이륜차(오토바이) 주행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이륜차 운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실제 충남 지역 이륜차 운전자 50여명은 지난달 초 보령경찰서장을 상대로 '통행금지 처분 취소 청구 소장'을 대전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보령해저터널이 고속도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국도인 만큼 이륜차량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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