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대신 비계 주고 4만4000원…항의하자 "목살 시키지 그랬냐"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식당에서 삼겹살을 주문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는 한 소비자의 후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비계가 많았던데다, 항의한 뒤 가게 직원으로부터 '그럼 다른 메뉴를 시키지 그랬냐'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소비자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경험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어제(1일) 일행과 압구정에 있는 냉동 삼겹살집을 방문했다. 3인분과 소주를 시켰고, 상이 차려진 뒤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서 일이 벌어졌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접시) 위에 있던 고기들을 불판에 올리고 나니 아래 깔린 고기들의 상태가"라며 당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A씨가 게재한 사진 속 고기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삼겹살보다 비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 편이다. 끝 부분에 살코기가 조금 붙어 있는 정도다.
A씨는 "(가게 측에) 고기를 보여 드리고 이 정도면 거의 1인분은 모두 비계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그럼 목살을 드셔야죠'(였다)"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가게 직원은 '삼겹살이 아닌 것 같다'는 A씨의 말에 "삼겹살 맞고 좋은 고기다. 흑돼지"라고 받아치며 자리를 떠났다.
A씨는 "너무 기분 나빴지만, 일행 한 명이 도착하지 않아 오면 구운 것만 먹고 나가자 했다"며 "먹고 싶은 특정 음료가 없어서 '혹시 밖에서 사오는 음료 먹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더니 (직원이) '음료값 내셔야 한다'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건 가게의 정책이라면 따라야지 싶어 그럼 먹지 않겠다 했다"며 "이후 뒤늦게 도착한 일행에게 상황을 설명하던 중 (직원이) 갑자기 '음료수 드세요'라고 하더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기분이 상할 대로 상했고 그냥 나가려던 차였는데, 대화 중 불쑥 끼어들어 선심 쓰듯 먹으라는 거지 같은 배려에 너무 화가 났다"며 "참고 나가려다 일행이 재차 고기 상태에 대해 항의하니 '아 그럼 새로 드릴게요'라며 접시를 채가더라"라고 덧붙였다.
A씨 일행은 식당의 새 상차림을 거부하고 앞서 주문한 4만4000원을 모두 결제했다며 결제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SMS)를 공개했다.
A씨는 "식당 관계자분들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으나 추후 어떤 사과도 보상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로서 의무를 다했던 만큼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도 수준 미달의 음식을 제공받은 점과 업장의 아쉬운 대응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쓴 글"이라고 밝혔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장사 안된다고 착각한다", "양심 팔아 장사하고 그렇게 돈 벌어서 무엇하나", "저걸 4만4000원이라고 받는 주인도 웃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옹호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