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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흔들리자…서학개미 몰려간 곳은
입력 2022-04-03 18:26  | 수정 2022-04-03 21:38
미국 증시가 최근 등락을 거듭하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 힘입어 올해 들어 중국 공모펀드에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TIGER(타이거)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를 16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투자금 규모가 가장 컸다. LG전자(1585억원), 현대모비스(1218억원) 등 우량주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1분기 4844억원어치 사들여 국내 ETF 중 순매수액이 가장 컸다.
해당 ETF는 전 세계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및 2차전지 기업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달 31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3조1975억원에 이른다. 반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TIGER 미국S&P500 ETF 순매수액은 776억원에 그쳤다. 해당 ETF는 미국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특히 개인들의 투자 양상은 최근 한 달 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월 개인들은 미국 증시를 추종하는 상품을 집중 매수했다. TIGER 미국S&P500, 나스닥100 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1722억원에 이르렀다.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는 순매수액 기준 4위에 머물렀다.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공모펀드에 2016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약 820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KB통중국4차산업펀드는 최근 한 달 새 설정액이 67억원가량 증가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올해 예상 순이익 추이를 보면 에너지·소재 업종의 추정치가 2월 이후 급상승했다"며 "올 2분기 중국 물가 상승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업종이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 펀드는 수익률 측면에서는 여전히 주춤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개인들이 매수세를 보이는 것은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이나전기차 ETF 주가는 3월에만 9%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7%가량 떨어졌다. 개인들은 지난달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 역시 265억원가량 순매수했는데 해당 상품 역시 10%가량 하락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과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가시화되는 시점까지 내다봐야 한다"며 "플랫폼, 친환경, 신형 인프라스트럭처 등 핵심 가치사슬을 이루는 종목의 저점 매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5.5%를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방역 정책 전환을 통해 소비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되는 올해 3분기 전후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전 연구원은 "2분기는 경기 부양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정부 정책"이라면서 "올가을 20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성장률 목표를 관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부양이 필요하다는 공식이 작동한다면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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