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이나 끌려갈라…징집 앞두고 러시아 이대남 '덜덜'
입력 2022-04-03 16:32 
[출처 : AP 연합]

징병제 국가인 러시아에서 연례 봄 징집을 앞두고 젊은 남성들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신병을 파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러시아 젊은이들이 봄 징병을 앞두고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18~27세의 모든 남성에게 1년간 군복무를 의무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신체조건, 학업 등의 이유로 징집에서 빠져나간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연례 봄 징병에서 13만45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최근 열린 군 수뇌부 회의에서 신병을 최전방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러시아 젊은이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체첸 공화국과의 전쟁에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수천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징집병들이 최전선에 투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초창기 포로로 된 러시아 병사 중에서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병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방부도 실수로 일부 징집병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내졌다고 인정했다. 포로로 잡힌 징집병들은 지휘관에게 군사 훈련이라고 들었는데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오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징집병들은 실제 전투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군 계약에 서명하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서명을 한 100명의 징집병 중 단 4명만 살아남았다고 폭로했다.
러시아의 젊은 남성들은 징집에 대한 기피 정서가 확산하면서 정부가 징병을 위한 신체적 기준을 낮추거나 징집 연령대 남성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있다.
러시아의 크렘린궁은 이같은 우려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기에 충분한 수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몇년 동안 군을 현대화하면서 지원병을 늘리는 국방 개혁을 펼쳐왔다. 현재 러시아에는 보병 14만7000명을 포함해 40만명의 지원병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 숫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