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숨 돌린 모다모다 샴푸…한국서 다시 살아날까
입력 2022-04-03 15:02 
[사진 제공 = 모다모다]

머리를 감으면 갈색으로 염색이 돼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던 '모다모다' 샴푸가 국내 사업 철수 위기에 놓였다가 2년 반가량의 시간을 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해성을 이유로 샴푸의 사용금지를 예고했는데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모다모다의 손을 들어줬다.
모다모다 샴푸는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와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해 6월 출시한 제품이다.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면 모발이 서서히 갈색으로 염색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현재까지 300만병 이상이 생산돼 매출액 6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대박' 조짐을 보였으나, 지난해 12월 제동이 걸렸다. 식약처가 모다모다 샴푸의 주원료인 '1,2,4-THB'가 유해물질이라며 사용을 금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 것.
고시가 개정되면 6개월 뒤 샴푸 제조가 금지될 수 있었으나, 지난달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개위가 식약처에 재검토를 권고했다. 이로써 모다모다는 식약처가 재검토를 진행하는 2년 6개월간 국내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논란이 된 '1,2,4-THB'는 모다모다가 생산하는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의 원료다. 국내에서는 잠재적 유전독성과 피부감작성 우려 때문에 유해 성분으로 분류된다. 해외에서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유해 성분으로 분류하지만, 미국 등 그 외 국가에서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식약처의 행정 예고 후 모다모다는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미국의 헤어케어 시장 규모가 150억달러 이상이고 해마다 6% 이상 성장 중인 점도 있지만, 당시에는 사실상 국내 판매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전역에 19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타겟'과 H.E.B. 등 5개 대형 유통업체에 자사 제품 입점을 확정 지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기업 제품을 해외직구로 사야 하느냐"는 원성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 제공 = 모다모다]
규개위의 이번 권고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모다모다는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더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백화점 3사 중에서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 입점 중인데 올해 안으로 신세계백화점에도 납품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자사몰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도 확대할 계획이며 올리브영 외에 오프라인 편집숍에도 자사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올해 안으로 신제품도 17개 정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식약처와의 협업에 힘쓰겠다는 게 모다모다의 입장이다. 현재는 식약처에 협조를 요청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3가지 안정성 실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실험 결과가 나오면 이를 식약처와 공유하고, 공동 실험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제품을 처음 출시할 때 화장품 수준의 안전성 실험은 다 통과했다. 이번에 진행하는 건 의약품 수준의 아주 정밀한 실험"이라며 "소비자가 걱정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규제 문제가 생기니까 어쩔 수 없이 미국 진출을 가속하자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모다모다는) 당연히 한국 기업이니까 한국을 거점으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개위 재검토 논의가 나오면서 저희도 상황을 보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법인 신설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는 단계다. 한국이 거점이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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