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 달여만에 52% 상승한 계란값"…무슨 일이길래
입력 2022-04-03 11:48  | 수정 2022-04-04 12:08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미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미국 내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금처럼 조류 사망이 이어질 경우 앞으로 몇 달 안에 계란 가격이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국 내 조류독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계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이번 조류독감으로 현재까지 약 1700만 마리의 조류가 사망했다. 약 7년 만에 발생한 최악 수준의 조류독감이 미국 중서부를 덮치면서 양계장과 식품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약 1100만 마리의 닭들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하거나 도살된 가운데 상업 목적으로 사육된 칠면조 200여만 마리도 사망했다.
미국 USDA가 지난 2월 8일 처음으로 조류독감 발생을 확인한 이후 계란 가격은 약 52% 올라 12개에 2.88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식품 가격 정보업체 어너배리는 이 같은 가격이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조류독감이 확산하고 조만간 계란 수요가 급증하는 부활절 연휴가 찾아오면서 계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류독감으로 인한 계란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각에서는 공급 축소에 대비하기 위한 '계란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미국 식품기업들 사이에서는 올해 계란 가격을 더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최대 규모 계란 생산업체 칼메인 등 기업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계란 가격을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칼메인 측은 현재까지 자사 소유 생산 시설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돌프 베이커 칼메인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조류독감의 발병 위험을 줄이고 효과적인 대응·관리를 위해 계란 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조류독감 이후 이미 최고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칠면조는 현재 파운드당 4.45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칠면조 공급이 부족하고 올해 여름 수요가 더 늘어날 예정인 만큼 조류독감으로 인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칠면조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두 달 동안 메릴랜드와 사우스다코타 등 미 전역에서 수십 건의 조류독감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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