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응 전략을 짜는 투자자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시사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변수가 얽히면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미국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1~2월 14%가량 하락했지만, 3월 초부터 29일까지 다시 9%가량 상승하며 널을 뛰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장세에 롱숏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매수(long)와 매도(short) 전략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흔히 롱은 현재 저평가돼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들이고, 숏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리는 차입 공매도를 하거나 지수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기도 한다.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은 롱숏 전략의 핵심 매매 기법으로 두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활용해 매매하는 차익 거래(arbitrage)를 뜻한다. 국내 헤지펀드의 상당수가 이 같은 롱숏 전략을 사용한다.
고평가 주식을 공매도하고 저평가 주식을 매입하는 주식 간 롱숏 전략을 흔히 사용한다. 가령 삼성전자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낮아 상승이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예상될 경우 삼성전자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SK하이닉스에 대해 공매도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를 통해 펀드 수익률은 높이고 변동성은 낮출 수 있다. 매수 비중이 큰 전략을 롱 바이어스트, 매도 비중이 큰 것을 숏 바이어스트라고도 부른다.
롱숏펀드는 창과 방패를 모두 활용하는 상품으로 비유할 수 있다. 주식과 지수선물을 함께 갖고 있으면 하락장에서 주식이 떨어져도 지수선물이 오르면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이 오르는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고 하락장에서 방어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기 때문에 꾸준히 상승하는 장에서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굳이 숏 전략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 숏 포지션은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한다. 보험료를 지불하는 대신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숏 전략을 설계하고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공매도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롱 전략이 실패하는 상황을 대비해 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는 측면도 강하다.
가령 신한자산운용의 대표 롱숏펀드인 신한코리아롱숏펀드를 통해 운용 방식을 살펴보면 해당 펀드는 지난해 11월 대형 정보기술(IT)주, 방어 성격의 배당주와 리츠(부동산 투자신탁)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강화했다. 같은 게임주라도 롱숏 전략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지난해 7월 2일부터 9월 1일까지 두 달 새 해당 펀드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매수 전략으로 접근했다. 동시에 엔씨소프트는 매도 전략으로 접근했다. 이정순 신한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출시된 게임이 지난해 7월 초 국내 모바일 매출 1위를 달성하면서 매수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순위에서 밀린 엔씨소프트는 매도함으로써 페어 포지션을 가져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되면서 연초 이후 롱숏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3개월 새 롱숏펀드에는 27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혼합형 펀드에서는 6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롱숏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을 넘어서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공모형 롱숏펀드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29일 기준 평균 2.8%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8%에 그쳤고,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크게 낮은 -8.2%까지 떨어졌다. 공모형 롱숏펀드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이 회사의 롱숏펀드 순자산 규모는 1874억원이다. 신한자산운용(631억원), IBK자산운용(326억원), KB자산운용(3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코리아롱숏펀드는 지난 3월 29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1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가량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장에서 차별화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또 다른 롱숏펀드인 마이다스거북이50펀드와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7.6%, 6.9%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롱숏펀드는 기본적으로 주식 공매도를 함으로써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시키면서 롱숏 전략을 사용했던 펀드는 운용상의 한계를 겪기도 했다. 특히 개별 주식 중심으로 숏 전략을 취해 왔던 헤지펀드 운용사 등은 운용 부담이 커지면서 롱숏펀드 전체 시장이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 5월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대표 지수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우선 재개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최근 사모형을 중심으로 롱숏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될 경우 롱숏펀드 출시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원조로 꼽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최근 롱숏펀드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해 10월 브레인 롱숏 BBOT 사모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경우 2012년부터 롱숏 전략을 활용한 백두·태백펀드를 선제적으로 출시했다. 운용 중인 3개의 사모형 롱숏펀드 자산 규모는 약 13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9일 기준 최근 1년간 태백펀드는 23.05%, 백두펀드 23.56%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각광받는 투자 자산인 ETF로도 롱숏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200롱코스닥150숏선물 ETF,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 ETF가 대표적이다. 2020년 2월 관련 지수를 내놓으면서 그해 8월 이를 추종하는 상품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것.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코스닥150 지수선물을 이용해 고평가된 시장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저평가된 시장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가령 코스피가 오르고 코스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KODEX200롱코스닥150숏선물 ETF를 매수하는 식이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의 1배를 추종하고, 코스닥150 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의 -1배를 동시에 추종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비중이 높은 롱숏펀드는 채권 비중이 높은 펀드에 비해 과세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채권과 롱숏펀드에 각각 1억원을 투자해 동일한 수익률(13.88%)을 거뒀을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결과 해외 채권 투자 과세액은 214만원이었던 반면 롱숏펀드 과세액은 17만원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에서 채권형 펀드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채권 이자 수익은 100% 과세 대상"이라며 "국내 주식 관련 파생상품의 매매 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처럼 불안정한 장세에 롱숏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매수(long)와 매도(short) 전략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흔히 롱은 현재 저평가돼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들이고, 숏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리는 차입 공매도를 하거나 지수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기도 한다.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은 롱숏 전략의 핵심 매매 기법으로 두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활용해 매매하는 차익 거래(arbitrage)를 뜻한다. 국내 헤지펀드의 상당수가 이 같은 롱숏 전략을 사용한다.
고평가 주식을 공매도하고 저평가 주식을 매입하는 주식 간 롱숏 전략을 흔히 사용한다. 가령 삼성전자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낮아 상승이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예상될 경우 삼성전자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SK하이닉스에 대해 공매도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를 통해 펀드 수익률은 높이고 변동성은 낮출 수 있다. 매수 비중이 큰 전략을 롱 바이어스트, 매도 비중이 큰 것을 숏 바이어스트라고도 부른다.
◆ 방어 전략으로 중위험·중수익 추구
하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 숏 포지션은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한다. 보험료를 지불하는 대신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숏 전략을 설계하고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공매도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롱 전략이 실패하는 상황을 대비해 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는 측면도 강하다.
가령 신한자산운용의 대표 롱숏펀드인 신한코리아롱숏펀드를 통해 운용 방식을 살펴보면 해당 펀드는 지난해 11월 대형 정보기술(IT)주, 방어 성격의 배당주와 리츠(부동산 투자신탁)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강화했다. 같은 게임주라도 롱숏 전략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지난해 7월 2일부터 9월 1일까지 두 달 새 해당 펀드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매수 전략으로 접근했다. 동시에 엔씨소프트는 매도 전략으로 접근했다. 이정순 신한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출시된 게임이 지난해 7월 초 국내 모바일 매출 1위를 달성하면서 매수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순위에서 밀린 엔씨소프트는 매도함으로써 페어 포지션을 가져간 것"이라고 말했다.
◆ 롱숏펀드>해외 펀드>국내 펀드
특히 롱숏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을 넘어서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공모형 롱숏펀드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29일 기준 평균 2.8%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8%에 그쳤고,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크게 낮은 -8.2%까지 떨어졌다. 공모형 롱숏펀드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이 회사의 롱숏펀드 순자산 규모는 1874억원이다. 신한자산운용(631억원), IBK자산운용(326억원), KB자산운용(3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코리아롱숏펀드는 지난 3월 29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1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가량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장에서 차별화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또 다른 롱숏펀드인 마이다스거북이50펀드와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7.6%, 6.9%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 공매도 재개 후 상품 출시 잇따라
롱숏펀드는 기본적으로 주식 공매도를 함으로써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시키면서 롱숏 전략을 사용했던 펀드는 운용상의 한계를 겪기도 했다. 특히 개별 주식 중심으로 숏 전략을 취해 왔던 헤지펀드 운용사 등은 운용 부담이 커지면서 롱숏펀드 전체 시장이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 5월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대표 지수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우선 재개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최근 사모형을 중심으로 롱숏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될 경우 롱숏펀드 출시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원조로 꼽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최근 롱숏펀드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해 10월 브레인 롱숏 BBOT 사모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경우 2012년부터 롱숏 전략을 활용한 백두·태백펀드를 선제적으로 출시했다. 운용 중인 3개의 사모형 롱숏펀드 자산 규모는 약 13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9일 기준 최근 1년간 태백펀드는 23.05%, 백두펀드 23.56% 상승률을 기록했다.
◆ ETF로도 롱숏전략 구사 가능
최근 각광받는 투자 자산인 ETF로도 롱숏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200롱코스닥150숏선물 ETF,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 ETF가 대표적이다. 2020년 2월 관련 지수를 내놓으면서 그해 8월 이를 추종하는 상품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것.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코스닥150 지수선물을 이용해 고평가된 시장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저평가된 시장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가령 코스피가 오르고 코스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KODEX200롱코스닥150숏선물 ETF를 매수하는 식이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의 1배를 추종하고, 코스닥150 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의 -1배를 동시에 추종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비중이 높은 롱숏펀드는 채권 비중이 높은 펀드에 비해 과세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채권과 롱숏펀드에 각각 1억원을 투자해 동일한 수익률(13.88%)을 거뒀을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결과 해외 채권 투자 과세액은 214만원이었던 반면 롱숏펀드 과세액은 17만원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에서 채권형 펀드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채권 이자 수익은 100% 과세 대상"이라며 "국내 주식 관련 파생상품의 매매 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