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년 6개월 만에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하면서 경기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반드시 주식시장의 종말을 고하는 것은 아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역대 7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 후 S&P500 지수는 1년 뒤 평균 13%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CNBC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331%, 2년물 국채 금리는 2.337%를 기록하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이후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2.34%로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29일에도 장중 한때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이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적은 2019년 9월이었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의 경우 증시가 단기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미래가 그리 암울하지는 않다고 CNBC는 전했다.
미 투자회사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 자료에 따르면 1976년 이후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은 일곱 차례 있었으며, S&P500 지수는 장단기 금리 역전 1년 뒤 평균 약 13% 상승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S&P 500은 장단기 금리 역전 뒤 각 1개월, 3개월, 6개월 뒤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1년 이내에 평균 10%의 조정이 있었던 점도 확인됐다.
캐너코드 지뉴이티의 토니 드와이어 애널리스트도 장단기 금리 역전 후 경기침체가 일어나기까지는 2년가량 걸렸다고 분석했다. CNBC는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얻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드와이어는 S&P500은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8개월 지난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이후 침체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메모에서 "수익률 곡선과 경기 침체에 관한 이야기는 유럽의 지상전, 치솟는 인플레이션, 글로벌 성장 불확실성의 맥락 안에 있다"며 "많은 역풍에도 과잉 유동성과 적절한 수익률 곡선이 느리지만 긍정적인 성장 환경을 가리키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JP모건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도 채권금리 역전 이후에도 주식 시장이 움직일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콜라노비치는 장단기 금리 역전 뒤 주식이 고점에 도달하는 데 약 1년이 걸리며 S&P 500은 일반적으로 이 기간에 15%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모에서 "시계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으며 앞으로 다가올 양적긴축(QT)이 이 시기에 중요하다"며 "모든 수익률 곡선 신호가 경기 침체로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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