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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얘기 왜 안 나오지?…급등하던 두산중공업, 보름만에 14% 하락
입력 2022-04-01 11:32 
고리원전 1, 2호기 [출처 = 매일경제DB]

새정부 기대감에 급등하던 원전 관련주가 최근 가파른 조정을 겪고 있다. 한달 동안 올랐던 주가 상승분의 절반 정도를 다시 토해낸 모습이다. 현재 인수위원회 체제에서 탈원전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두산중공업은 전일 대비 100원(0.49%) 내린 2만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9일 치뤄진 대통령선거의 최대 수혜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전면에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도 지난 2월 15일 장중 1만5200원에서 지난 14일 장중 2만3900원까지 한달새 57.2%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보름 동안에는 14.9%나 떨어졌다. 한달 동안 주가가 8700원 올랐다가 보름 동안 절반에 육박하는 3550원이 떨어진 셈이다. 이 기간 두산중공업의 주가 낙폭은 코스피 시총 100위권인 대형주 가운데 HMM(-17.10%)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른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보름 동안 한전기술(-12.9%), 한전KPS(-7.5%), 우리기술(-14.5%) 등도 두자릿수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선을 전후해 원전 확대 기대감을 타고 크게 올랐던 주가가 모멘텀 공백기를 맞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에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현재 업무보고가 진행중인 인수위에서는 탈원전 정책 폐기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전 관련 연구개발(R&D) 강화 등 원론적인 논의만 나오고 있다. 시장이 기대하는 신한율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가동률 상향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이 없다.
최근 1개월간 두산중공업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서 원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주 영국과 중국에서는 구체적인 원전 확대 계획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원전과 관련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체코와 폴란드에서 국내 업체들이 원전 관련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5년 넘게 완공이 미뤄졌던 신한울 1, 2호기가 올 하반기부터 차례로 가동에 들어간다. 신한울 3, 4호기 조기 착공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윤용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원전 관련 신규 수주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검증된 설계, 제조 능력, 원가 경쟁력과 국제 정세가 원전 수주의 핵심 변수"라며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 4호기의 주기기를 이전부터 제작하고 있는데, 납품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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