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군사 전문가 폭로…"전쟁서 죽는건 가난한 벽지 출신 병사"
입력 2022-03-31 07:35  | 수정 2022-03-31 07:42
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동쪽 약 400㎞ 지점의 트로스얀네츠 마을에서 28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자전거를 끌며 파괴된 건물과 탱크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러 공식 전사자 수 1천351명…벽지 출신 병사 최소 271명 '불공평'
"소수민족 병사들, 전투 임무에 우선 투입돼"

러시아 극동 부랴트 공화국의 울란-우데 마을 스포츠센터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 숨진 해당 지역 출신 병사 4명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몽골과 바이칼호 사이에 있는 부랴트공화국은 러시아에서도 가장 외지고 가난한 마을입니다. 월평균 급여는 4만4천루블(한화 62만원대)에 불과하고, 약 10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소규모 마을입니다.

브랴트 독립언론사인 루디 바이칼라는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지역 출신 전사자는 45명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라디오 브소보다는 또 다른 벽지인 캅카스 산악지대 다게스탄공화국에서는 최소한 130명의 병사가 전사했을 것이라 보도했고, 몽골과 국경을 접한 투바 공화국에서는 96명이 전사했다고 지역 출신 상원위원이 밝혔습니다.


현재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밝힌 전사자의 수는 1천351명입니다. 이들 3곳의 오지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271명으로, 사상자가 불균형적으로 많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파벨 루진은 벽지 출신 소수민족 병사들이 전쟁에 동원돼 죽어가는 것은 다른 병력을 보내지 못하는 전투 임무에 상대적으로 소수민족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뱌체슬라브 마르하에프 국가두마(의회)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우리 이웃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계획을 숨겼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인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리나 오치로바처럼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들 세르게이를 되찾을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에도 아무런 응답을 얻지 못한 그는 "아들이 아직 살아 있을지를 생각하면 밤새 잠을 이룰 수 없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탄식했습니다.

앞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3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인 29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1189명, 부상 1901명 등 총 309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4일 오전 4시 침공 개시 시점부터 집계된 수치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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