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포로 학대 영상'을 러시아 측에서 제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 트위터에는 러시아어로 작성된 문서가 올라와있다. 누리꾼들이 올린 영어 번역본에 따르면 이 문서에는 러시아 당국이 가짜 영상 제작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문서 작성 날짜는 이달 21일로 하단에는 드미트리 불가코프 러시아 육군 장군의 이름과 서명이 있다. 문서에는 "러시아군 포로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자비로운 행동 등이 보도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우크라이나 군대가 포로에 대해 비인간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일련의 영상 자료를 개발하고 확산시키라"는 지시사항이 담겨있다.
이밖에 "포로 대우에 관한 우크라이나군의 '제네바 협약' 위반 사항 등도 수집하라"는 내용도 있다.
이 문서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최근 SNS에 유포된 우크라이나군의 포로 학대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
약 6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양팔이 뒤로 묶인 채 두건을 쓴 러시아군의 다리에 총을 쏴 길바닥에 쓰러뜨리는 모습과 이들을 발로 차고 정찰대의 위치를 캐묻는 장면이 담겼다.
28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마틸다 보그너 우크라이나 주재 UN 인권감시단장은 "UN은 (이 영상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검증하고 있다"라며 "영상 속의 부당한 대우는 "해당 영상이 사실이면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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