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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패배가 정당한 결과…경기력·정신력 모두 최악"
입력 2022-03-30 03:41 
"명확하게 우리가 잘못…패배가 정당한 결과"
"UAE 축하…그들 만큼의 야망과 동기가 우리에게 없었다"
"경기력과 태도 모두 실망스러워…문제점 되짚어봐야"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뒤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에서 UAE에 0-1로 패했습니다.

이미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는 이날 UAE를 꺾고 최종예선 무패로 조 1위를 차지하겠다는 각오였으나, 마지막 한 경기에서 무너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한국은 69위 UAE에 최종예선 첫 패배를 당하면서 이란(승점 25·8승 1무 1패)에 이은 조 2위(승점 23·7승 2무 1패)를 확정했습니다.


승점 12(3승 3무 4패)를 쌓아 A조 3위를 확정한 UAE는 B조 3위 호주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게 됐습니다.

UAE에 한국이 패한 건 2006년 1월 두바이에서 치른 친선 경기(0-1 패) 이후 16년여 만입니다.

한국은 UAE전 6연승을 멈췄고, 통산 상대 전적은 13승 5무 3패가 됐습니다.

벤투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명확하게 우리가 잘못했다. 어떻게 보면 패배가 정당한 결과"라고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목표(월드컵 PO 진출)를 이룬 UAE를 축하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볼 점유율에서 77.1%-22.9%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개수에서도 9(유효 슛 2)-5(유효 슛 2)로 앞섰지만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를 이해하고,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16차례의 코너킥을 시도해 한 골도 만들지 못했는데, 벤투 감독은 단순히 세트피스의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세트피스는 마지막 걱정거리다. 우리는 최종예선 8경기에서 득점을 했고 1차전과 오늘 경기에서만 득점이 없었다. 득점을 위해 해야 할 다른 걱정들이 많다"면서 "오늘은 득점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의 걱정거리는 세트피스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UAE가 그간 보여줬던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스리백과 포백으로 나올 경우를 다 대비했다"면서 "상대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부를 걸 것이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만큼의 야망, 동기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큰 대가를 치렀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UAE에게 정당한 승리다. 나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가 오늘 한 것들을 되짚어봐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오늘처럼 하고 싶은지, 아니면 5일 전 이란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완해야 할 점을 묻는 말에 벤투 감독은 '정신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오늘 보여준 모습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모습이 아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과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조 1위를 잃어버렸다"면서 "정상적이지 않았다.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잘 이해하지 않으면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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