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00년대를 주름잡던 'Y2K 패션'이 돌아왔다.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주인공들의 패션처럼 멜빵데님, 부츠컷 청바지 등 복고풍 스타일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달 21~27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 스튜디오 톰보이, 텐먼스, 브플먼트의 데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특히 '세기말' 데님 패션이 매출을 주도했다. 텐먼스는 통 큰 와이드 청바지, 부츠컷 스타일, 인디고 워싱 청바지 등 데님 컬렉션 '3베러진스'를 출시해 전년 동기 대비 300% 가까운 매출 신장을 이뤘다.
보브는 브랜드의 옛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카이브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데님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달 21~27일 데님 관련 매출은 전년비 154% 늘었고, 주력 상품인 데님 상하의 트레이닝복은 출시 3일만에 조기 완판됐다.
같은 기간 스튜디오 톰보이 또한 데님 오버롤(멜빵바지), 복고풍 세일러 카라를 탈부착할 수 있는 짧은 기장의 데님 재킷 등이 매출을 주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몇 해간 인기를 끌던 스키니진은 사라지고 부츠컷이나 통 넓은 청바지, 짙은 생지 데님, 상하의 청청패션 등 2000년대를 떠올리는 스타일이 돌아왔다"면서 "Y2K 패션의 재등장으로 당분간 복고풍 패션 스타일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기말 스타일의 데님 외 일명 '배앓이 패션'으로 불리는 '로우라이즈'도 인기다. 로우라이즈는 하의를 골반에 걸쳐 마치 흘러내릴 듯 착용하는 패션을 말한다.
샤넬, 미우미우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2022 SS 컬렉션을 통해 로우라이즈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본격 유행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배우 김태리와 이시영, 소녀시대 윤아, 아이브 장원영 등이 배를 훤히 드러낸 이 패션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Y2K와 로우라이즈 패션의 인기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의류 판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올 1~2월 지그재그 고객들의 검색 및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Y2K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61배 급증했다. YK2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의 거래액 역시 18배 이상 늘었다.
그 중에서도 로우라이즈의 검색량은 37배, 관련 상품의 거래액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로우라이즈의 지그재그 내 검색 랭킹은 8376위 상승했으며, 검색 키워드도 '로우라이즈 팬츠', '로우라이즈 데님', '로우라이즈 스커트' 등으로 다양해졌다.
세기말 패션이 다시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30대 직장인 A씨는 "옛날 잡지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패션이 올해의 트렌드가 된 것이 신기하다"면서 "역시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라이즈 패션의 경우 쉽사리 도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20대 대학생 B씨는 "다리가 아주 긴 체형이 아니라면 일상에서 골반바지를 소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유행이라지만 막상 입고 나가면 다들 쳐다볼 듯하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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