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 퇴직금 국민연금처럼 운용…OCIO펀드가 뜬다
입력 2022-03-28 17:14  | 수정 2022-03-28 19:48
자산운용사가 정부와 기업, 대학 등에 쌓은 기금을 맡아 대신 운용해주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모델을 적용한 공모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국내 주식이나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경우 대부분 큰 손실을 보고 있어 운용사가 내 자금을 국민연금처럼 운용해 연 4~5%의 수익률을 올려주는 'OCIO 펀드'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OCIO펀드는 태동기로 KB·미래에셋·한국투자·한화 등 4개 운용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목표수익률이 4%인 안정형과 5%인 성장형 등 2개의 OCIO펀드를 운용하며 연초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준 KB자산운용 OCIO본부 실장은 "OCIO펀드는 전략적 자산배분과 전술적 자산배분, 리밸런싱, 성과평가 등 연기금 운용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며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원하는 기업들의 호응이 좋아 추가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에 따르면 KB자산운용 OCIO펀드 원금 대부분은 기업의 DB 적립금이지만 최근에는 퇴직연금으로 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연 1~2% 수준인 연금 수익률을 2배 이상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도 공모펀드 형태로 개인투자자들의 소액·적립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이 펀드는 대표적인 OCIO펀드 중 현재 유일하게 6개월 수익률이 플러스(0.02%)를 기록 중이고, 3개월·연초 이후 수익률도 가장 앞서고 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퇴직연금 적립금운용계획서(IPS) 도입과 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는 만큼 퇴직연금 DB 적립금을 OCIO 형태로 운용할 수 있는 펀드로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미래·한투·한화 등 기존 운용사들이 주로 기업의 DB 적립금 위탁운용에 집중하고 있다면 NH아문디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정조준하며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자금 유치에 뛰어들었다. 디폴트 옵션이 시행되면 DC와 IRP 가입자는 미리 상품 1~2개를 지정해둘 수 있는데, OCIO펀드도 사전에 지정 가능한 상품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NH아문디는 28일 '올바른지구 OCIO 자산배분 펀드'를 출시했다. NH아문디 관계자는 "연기금 및 대형 법인 등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특화된 서비스인 전문 OCIO 서비스를 공모펀드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NH아문디는 OCIO펀드가 연금 투자자, 장기 투자자를 겨냥하는 만큼 투자전략 전반에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프로세스를 적용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도 DB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는 OCIO펀드를 오는 31일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연 3.5% 내외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안정형과 연 5.0% 내외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성장형 두 종류로, 글로벌 자산배분과 저렴한 수수료 등이 강점이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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