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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0만원까지 최저임금' 신원근 카카오페이 선임 첫날 1%↓
입력 2022-03-28 17:02  | 수정 2022-03-28 20:56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가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투썬월드빌딩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식 먹튀'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가 28일 정식 선임됐다. 신 대표는 이날 열린 제 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페이 주식 대량 매도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카카오페이 주가는 1%대 낙폭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전일대비 1500원(1.06%) 떨어진 14만원에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장중 한때 3% 가까이 밀리며 14만원선을 내주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하면서 14만원을 간신히 지켜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3일 11만7000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13만~14만원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다만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반짝 상승세를 보이며 15만1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와 비교하면 카카오페이 주가는 한달새 7%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페이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탓이 크다. 지난해 12월 신 대표를 포함해 류영준 현 대표 등 주요 경영진 8명은 자신들의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데뷔한 지 불과 한달 만이었다. 통상 경영진의 매도는 시장에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을 준다. 투자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고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도 크게 악화한 채 3개월 가량이 흘렀다.

이에 신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지난 24일 카카오페이 주가가 20만원선으로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페이에 의하면 신 대표는 '신뢰회복을 위한 실행 방안'으로 임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먹튀' 논란 재발방지를 위한 매도 제한과 더불어 재매입 및 이익 환원, 책임경영 및 사회적 책무 강화, 충실한 의무이행을 위한 재신임 절차 등을 내놨다.
또 신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투썬월드빌딩에서 열린 제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재차 사과하고 나섰다. 그는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분 대량 매각과 관련해 "우리가 한 행동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걸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이 부분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보유한 주식이 다른 크루 분들의 보유 주식보다 많아 한꺼번에 시장에 나가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장기로 투자하면서도 시장에 내놓지 않는 기관투자자를 알게 돼 '블록딜'을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신 내정자는 "시장이 아닌 블록딜을 선택했을 때 주주가치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뜻이 맞아서 진행했는데 주요 임원 8명이 한꺼번에 대량 매도를 했다는 게 부정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는 걸 인식을 못 한 판단 착오가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점에 회사 주식을 재매입하고 그 수익에 대해서는 크루와 사회를 위해 환원하겠다"며 "카카오페이가 가진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신 대표를 정식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신 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과 학사와 컬럼비아대학교 MBA를 수료했다. 신 대표는 이날 정식 취임 후 다음 브런치에 올린 소회의 글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그동안 성장을 위해 챙기지 못하고 가끔은 모른 척하기도 했던 것들을 끄집어내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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