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중 한 병사가 탱크를 넘겨주고 항복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고문이자 러시아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시민운동가 빅토르 안드루시프가 한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미샤라는 이름의 러시아 병사가 탱크를 몰고와 항복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안드루시프가 공개한 사진 속 병사는 땅바닥에 엎드려 항복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옆에는 총을 겨누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서있다. 또 이들 뒤에는 마샤가 직접 몰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탱크가 있다.
마샤가 항복을 한 직접적 원인은 안드루시프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드루시프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몇 주간 입수한 러시아 병사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항복 권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이 문자 메시지에는 항복하는 방법과 군사장비를 인도하는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또한 항복한 러시아군에게는 종전 후 1만 달러(약 1200만원)와 (우크라이나) 시민권 신청 기회를 제공하고, 전쟁 동안엔 TV, 부엌, 샤워실 등을 갖춘 편의 시설에서 생활하게 해 줄 것을 약속했다
마샤도 이 문자 메시지를 받고 항복을 결심했다는 것이 뉴욕포스트의 분석이다. 항복한 마샤는 문자 메시지대로 약속 시간과 장소에 탱크를 몰고 나타났고 항복한 것이다.
그는 "식량은 거의 바닥 상태고 매우 혼란스럽다"며 러시아군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항복한 마샤는 안드루시프의 '항복권유' 조건에 따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TV와 전화, 부엌 등이 갖춰진 곳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또 전쟁이 끝나면 1만달러(1225만원)와 우크라이나 시민권 기회도 제공된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고전을 겪고 있자 전쟁터에서 도망치는 탈영병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생포된 러시아 포로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쟁터에서 도망치는 모든 병력을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체첸 부대가 러시아의 탈영을 막기 위해 파견됐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일부 러시아 병사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스스로 자기 다리에 총을 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 300명이 전투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부 다른 지역에서는 싸우지도 않고 퇴각하는 군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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