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이 숨지는 등 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는 시공사, 협력업체, 감리가 모두 허술한 관리를 해 빚어진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은 28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무단 공법 변경 ▲동바리 미설치 ▲콘크리트 강도 부족을 꼽았다.
경찰에 따르면 HDC 현대산업개발은 붕괴한 201동 39층 바닥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데크플레이트(Deck plate) 방식을 사용했다.
39층 아래 설계층(PIT)의 층고가 낮아 지지대를 설치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애초 재래식 거푸집 방식에서 무단으로 변경했다. 지지대는 콘크리트로 만든 '가설 지지대(역보)' 7개로 대체했다.
이에따라 설계층 바닥 하중이 1㎡당 4098kg으로 늘어나 실질적인 바닥 하중(1㎡당 2008kg)의 2배를 넘겨 붕괴를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산과 협력업체인 가현종합건설은 구조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래층인 36~38층 동바리(지지대) 철거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철근 콘크리트 작업시 상층부 작업 하중을 견디게 하기 위해 아래 3개층의 동바리는 철거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가현측 등은 최상층인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완료되면 건설 자재를 빼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미리 동바리를 철거해 버렸다.
경찰은 39층 바닥면의 무단 공법 변경에 따른 하중 증가에 따라 붕괴가 시작됐고 동바리가 미리 철거돼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16개층이 연쇄적으로 붕괴된 것으로 결론냈다.
경찰은 또 하부층 큰크리트가 적정한 강도에 이르지 못한 것(품질 관리 부실)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 17개 층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 가운데 15개 층이 기준 강도(24MPa)의 85%에 미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 현산 8명, 하도급 업체 5명, 감리 3명, 서구청 공무원 1명, 기타 3명 등 모두 20명을 입건했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향후 현산 본사에 대해 안전관리 미흡 등 부실공사 책임 유무를 밝히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경찰은 공사현장에 인건비를 줄일 목적으로 현산 본사측이 적정 인원보다 부족한 직원을 배치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현장 인력이 부족해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붕괴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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