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몰고 투항한 러 병사에...우크라, 시민권과 1만달러 줬다"

탱크를 몰고 와 투항한 러시아 병사에게 우크라이나가 시민권과 함께 탱크 가격으로 1만달러(약 1200만원)를 지급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미샤'란 가명을 쓴 러시아 병사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넘겼으며, 우크라이나에 재정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샤는 러시아의 전쟁 정당성을 동의할 수 없어 투항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미샤는 우크라이나 시설에 구금돼 있을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TV, 전화기, 부엌, 샤워기를 갖춘 편안한 환경이 그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미샤는 살기 편한 곳에서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1만달러도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샤는 전쟁의 목적을 알지 못했다"면서 "그는 부대에 남은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군에는 식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운영은 혼란스러우며 사실상 (지휘 체계가) 부재중"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러시아군의 투항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설명이다.
빅토르 안드루시프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계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항복하고 있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드루시프는 러시아 병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크라이나에 항복하는 방법과 러시아의 군사 장비를 인도할 수 있는 장소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는 한 달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주까지 7000명에서 1만5000명의 러시아 군인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예상보다 고전 중인 상황에서 "도망치는 모든 병사를 사살하라"는 러시아군 지휘부의 지시가 떨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2일 러시아군 포로 증언을 확보한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발언을 빌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도망치는 러시아 병사를 사살하라는 러시아군 지휘부의 명령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병력의 4분의 1은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병이다. 러시아군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쟁터에서 자신의 다리에 직접 총을 쏴 다치는 사례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도 지난 25일 분노한 러시아 병사들에 의해 러시아군 지휘관이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동료의 사망에 화가 난 부대원이 전차를 몰고 지휘관을 치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 장성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