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장연 시위 찾아가 무릎 꿇은 김예지 "정치권 대신해 사과"
입력 2022-03-28 10:44  | 수정 2022-06-26 11:05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기 위해 열린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참여한 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28일 오전 진행한 전장연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김예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 통감"
이준석, SNS에 전장연 출근길 시위 비판 글 잇따라 게재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며 진행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8일 장애인 단체 시위 현장을 찾아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김 의원은 오늘 오전 8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김 의원은 지하철 이용객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불편함을 느끼고 계신 시민분들께 죄송하다. 출근길 불편함 상상만 해도 짜증 나는 일"이라며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여러분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이 무릎을 꿇자 현장에선 탄식이 새어 나왔습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함께 현장을 찾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정치권의 책임 방기를 지적하는 시위에 여당 대표가 모욕적 발언을 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목소리가 이준석 단 한 사람의 의견에 불과하고, 국민의힘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소리가 자당 내에서 나오는 것이 필요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전 8시 20분쯤 발언을 마친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전장연 회원들과 함께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77차 혜화역 승강장 출근 선전전'이 열리는 4호선 혜화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체 회원들의 열차 탑승이 지연돼 지하철 3∙4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됐습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를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게시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보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며 "탈시설과 평생교육법과 지하철 타는 시민이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고 3호선, 4호선 위주로 지속해서 이렇게 하는 이유는 결국 하루에 14만 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켜서 X자 노선인 3, 4호선 상하행선을 모두 마비시키는 목적"이라며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 서민 주거 지역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달 23일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 30일 만인 지난 24일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및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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