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32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의용군 일부가 전선에서 싸우는 최전방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외국인 의용병 부대인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의 데미안 마그로 대변인은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온 지원자가 입대했다"며 "한국인 자원병 일부가 전선 부대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적별 지원자 숫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했다.
이근 전 대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위치는 보안상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아직 전선에 투입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입경이 불법이라는 사실과 의용군에 지원하기 위해 출국해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의 정책에 관해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입경이나 국제여단 입대를 금지하는 국가들이 여럿 있지만 이것이 우크라이나 국내법과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오는 자원자들은 모두 자신이 이곳에 왜 와야만 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며 "출신 국가 정책상의 이유로 그들을 돌려보내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마그로 대변인은 또 의용군 중 전사자가 발생하게 되면 공식적인 외교 연락망을 통해 사실을 통보하며 시신을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사자들 한명 한명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우크라이나군의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지난 7일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할 경우 여권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및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이같은 경고는 전날인 6일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 대위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당시 이근 전 대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얼마 전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ROKSEAL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며 "2월 28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그 기사를 게시하고 'WE WILL SUPPORT UKRAINE'이라는 힌트를 공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48시간 이내 계획 수립, 코디네이션, 장비를 준비해 처음에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출국을 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마찰이 생겼다"며 "우리는 여행 금지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 징역 또는 1000만 원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저의 팀원들은 제가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 받겠다"며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위상을 높이겠다. 임무 끝나고 한국에서 뵙겠다"고 덧붙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