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돋보기] 국무회의 전날 만찬 회동…'용산 이전' 문제 해결될까?
입력 2022-03-28 07:10  | 수정 2022-03-28 07:32
【 앵커멘트 】
오늘(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진행될 텐데,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관심입니다.
정치부 노태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번에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없이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는데, 전격적으로 회동이 성사됐어요?

【 기자 】
네, 사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은 이번에 회동이 성사되기까지 여러 차례 충돌했었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논란부터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문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에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고,

이에 윤 당선인은 "매도인이 집 고치는 건 잘 안 하지 않느냐"며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당선인 (지난 24일)
- "곧 들어가 살아야 하는데 아무리 법률적인 권한이,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있더라도, 본인 사는 데 필요한 거나 관리하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 고치는 건 잘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지난주 감사원이 "정권 이양기에 감사위원 임명 제청권 행사는 부적절하다"며 현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상황이 좀 바뀌게 됐습니다.

감사원장이 새 감사위원 임명 제청을 거부해 청와대도 임명을 강행할 수 없게 됐는데, 갈등 요소가 정리된 셈이었던 것이죠.


【 질문 1-1 】
그러면 누가 먼저 연락을 했나요?

【 기자 】
취재해보니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감사원이 반기를 들었던 지난 25일 휴가를 냈었는데,

이 수석이 그날 오후부터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만남을 제안하고 협의해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김은혜 / 당선인 대변인
- "당선인은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의 제안에 대해서 보고받자마자 흔쾌히 이 사안에 대한 지속적인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ICBM 발사로 안보 상황이 엄중한데다가, 대립 장기화로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진 점도 급히 회동을 잡은 배경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은 대선 이후 19일 만인데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의 9일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왜 회동에 이철희 정무수석이 아니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합니까? 협상을 유 실장이 주도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맞나요?

【 기자 】
이철희-장제원 소통창구가 계속 충돌하면서, 일각에서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바뀌어 돌파구를 찾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 청와대는 부인했습니다.

모든 협의는 이철희 수석이 한 게 맞고, 회동에 유영민 실장이 참석하기로 한 것은 독대가 아닌 2+2회동으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나오는 만큼 자격을 맞췄다는 설명입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유영민 실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선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 밝혔고요.

또, 청와대 관계자는 단독 회동에서 2+2회동으로 바뀐 것은 그동안 여러 차례 충돌이 있었던 만큼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습니다.

【 질문 3 】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오늘 만나는 건데, 대통령과 당선인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요?

【 기자 】
우선 그간 논의되던 오찬이 아니라 만찬으로 형식이 바뀐 점을 짚어보면,

시간 제한 없이 축하 인사부터 현안 논의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은 2007년 만찬 회동을 하며 2시간 10분 동안 만난 바 있습니다.

논의될 현안으로 정치권이나 언론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용산 이전 문제에 관심이지만, 실제 우선순위에선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MBN과의 통화에서 "최근 윤 당선인 입에서 용산이라는 얘기는 거의 못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50조 원 2차 추경과 방역 등 민생 문제와 북한 ICBM과 우크라이나 등 대외 문제 두 가지를 화두로 꺼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 인터뷰 : 장제원 / 당선인 비서실장
- "사면은 애당초 저희들이 만남에 있어서, 그 문제 때문에 만나고 안 만나는 하는 문제하고 별개였다고 미리 말씀드렸어요."


【 질문 3-1 】
이번 회동이 용산 이전 예비비 처리 권한이 있는 국무회의 하루 전날에 열린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 기자 】
양측은 일정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하지만, 오늘 회동에서 의견 교환이 잘 이뤄진다면 용산 예비비 문제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도 용산 이전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안보 공백' 문제라고 지적한 만큼,

이전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가령 청와대 지하벙커를 계속 사용한다든지,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당선인 측은 어제 국방부 청사 실측에 나서며 용산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노태현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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