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 급감하자 은행 창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은행들이 너도나도 '돈 좀 갖다 써달라'며 읍소하는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은 국내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6441억원 줄어든 705조2932억원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까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월과 2월에도 각각 1조원 넘게 감소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강화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 가격 상승세까지 꺾이면서 3월에도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지 않은 점이 최근 대출이 감소한 주된 이유"라며 "금리가 높아진 신용대출 역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주택담보대출은 6033억원, 전세자금대출은 1757억원 각각 증가했지만 봄 이사철을 감안하면 부진한 수치다.
이달 신용대출은 전달보다 1조293억원 감소했다. 1~2월에는 상여금 지급이나 연말정산 환급 등을 이용해 대출을 갚는 경우가 많지만 3월에도 대출이 줄어들자 은행권은 올해 실적이 급감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대출 증가율은 뚝 떨어졌다. 1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대출 잔액은 25조8064억원으로 작년 말(25조8614억원)보다 550억원 줄었다. 2월 말 기준으로는 대출 잔액이 25조897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증가율은 0.35%에 그쳤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조4900억원으로 전월보다 3.45% 늘어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들은 상환 능력이 되는 직장인 위주로 한도 늘리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통장 대출(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상품 종류에 따라 8000만∼3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작년 1월 29일 신용대출 상품과 대상에 상관없이 모든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춘 지 약 1년2개월 만의 상향 조정이다.
신한은행도 마이너스 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한도 복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께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 한도 대부분을 작년 상반기 수준으로 되돌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7일부터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전문직군 대상 상품은 최대 1억5000만원, 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은 1억원으로 늘렸다. 이 은행은 28일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다른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대환 조건부 대출 신청을 허용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에 적용해온 '당·타행 신용대출 합산 1억원' 한도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한 해 추가된 대출 규제 중 '연봉 이내 신용대출' 한도 규제 이외에는 대부분의 규제가 풀리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가장 강력한 규제로 꼽히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역시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DSR 역시 실수요자 대출 수요를 돕는 방식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은 국내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6441억원 줄어든 705조2932억원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까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월과 2월에도 각각 1조원 넘게 감소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강화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 가격 상승세까지 꺾이면서 3월에도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지 않은 점이 최근 대출이 감소한 주된 이유"라며 "금리가 높아진 신용대출 역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주택담보대출은 6033억원, 전세자금대출은 1757억원 각각 증가했지만 봄 이사철을 감안하면 부진한 수치다.
이달 신용대출은 전달보다 1조293억원 감소했다. 1~2월에는 상여금 지급이나 연말정산 환급 등을 이용해 대출을 갚는 경우가 많지만 3월에도 대출이 줄어들자 은행권은 올해 실적이 급감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대출 증가율은 뚝 떨어졌다. 1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대출 잔액은 25조8064억원으로 작년 말(25조8614억원)보다 550억원 줄었다. 2월 말 기준으로는 대출 잔액이 25조897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증가율은 0.35%에 그쳤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조4900억원으로 전월보다 3.45% 늘어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들은 상환 능력이 되는 직장인 위주로 한도 늘리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통장 대출(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상품 종류에 따라 8000만∼3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작년 1월 29일 신용대출 상품과 대상에 상관없이 모든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춘 지 약 1년2개월 만의 상향 조정이다.
신한은행도 마이너스 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한도 복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께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 한도 대부분을 작년 상반기 수준으로 되돌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7일부터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전문직군 대상 상품은 최대 1억5000만원, 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은 1억원으로 늘렸다. 이 은행은 28일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다른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대환 조건부 대출 신청을 허용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에 적용해온 '당·타행 신용대출 합산 1억원' 한도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한 해 추가된 대출 규제 중 '연봉 이내 신용대출' 한도 규제 이외에는 대부분의 규제가 풀리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가장 강력한 규제로 꼽히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역시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DSR 역시 실수요자 대출 수요를 돕는 방식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