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결식아동에 지급하는 급식단가가 지난 13년 동안 3500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폭이 물가 상승분보다 적어 사실상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결식아동 급식단가는 7000원이다. 지난 2009년 3500원에서 작년 상반기 기준 6000원까지 올랐고, 같은 해 7월 1차 추가경정예산에 아동 급식단가 인상을 위한 예산 18억7000만원 반영되면서 1000원이 추가로 올랐다.
지난 13년 동안 급식단가가 느린 걸음을 한 반면 지난 1월 외식물가는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지역의 백반 가격은 약 7154원이다.
실제 서울 중심가 식당에 가보면 김치찌개를 비롯한 백반, 국밥류 가격은 7000이 넘고, 만원을 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분식집도 김밥 한 줄 2500~3500원, 라면 한 그릇에 3000~4000원에 판매한다.
서울시 꿈나무카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 등록된 아동 급식 지원 가맹점의 식사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맹점에서는 결식아동이 찾아오면 음식 값을 깎아주거나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점주의 '선의'를 더하지 않으면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든 셈이다.
[사진 출처 =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논현동의 한 가맹점주는 "식당의 모든 메뉴가 전부 7000원을 넘지만 좋은 마음으로 가맹점에 등록했다"며 "가끔 아이들이 오면 7000원만 받거나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결식아동이 대안으로 찾는 편의점도 값이 만만하지 않다. GS25, CU 등 편의점 도시락 가격이 보통 4000원을 넘고, 8000원~9000원인 제품도 있다. 결식아동이 컵라면, 냉동식품 등 인스턴트식품에 의존하게 되는 이유다.
서울시 역시 이런 측면을 인지하고 급식단가 인상을 계속 검토 중이다.
최선 서울특별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 "지난해 7000원으로 인상한 것에서 시작해 앞으로 물가상승 폭에 맞춰 단계적으로 급식단가를 높여갈 것"이라며 "급식단가 인상과 더불어 아이들이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과일과 야채를 반드시 포함한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양질의 식사 지원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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