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개포우성1차아파트는 직전 최고가보다 15억원이 뛴 51억원에 팔렸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01%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아파트 가격이 오른 곳은 강남구와 서초구뿐이다.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가격은 8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 섰다. 송파구의 경우 0.00%로, 잠실동과 신천동 등 주요 지역의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첫주부터 이어진 5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주부터 보합권을 유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강남구와 서초구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아파트에 신고가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윤 당선인 측은 안전진단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50%)을 내릴 것을 내세웠다.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도 공약했다. 준공 30년 넘은 아파트의 안전진단 면제 역시 공약 사항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개포우성1차아파트 전용면적 158㎡형이 이달 중순 51억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가 36억원이었는데 한 번에 거래 가격이 15억원 오른 셈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59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해 역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3개월여 만에 7억5000만원이 올랐다.
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는 서초구 서초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48㎡형도 이번달에 20억5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가에 비해 3억원이 뛰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다주택자 등에 대한 규제 완화 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이 같은 기대감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강남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선 직후 잠실 주공5단지와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등의 호가가 1억∼2억원 이상 오르고 일부 매물도 회수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정부 출범이 재건축 시장의 호재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투기 억제 방안도 예고한 바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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