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화권 업체들의 부진에 안드로이드 진영이 흔들리고 애플 아이폰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이 강한 주가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코스피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LG이노텍 주가는 20% 넘게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달 말 32만7000원에서 25일 40만3000원으로 채 1개월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3.24%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불과 1.1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LG이노텍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대형주 가운데 가장 높다. 2위는 한진칼(21.63%), 3위는 한국항공우주(16.98%)다.
LG이노텍뿐만 아니라 코스닥에 상장된 비에이치도 이달 들어 주가가 22.60%나 올랐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가 애플에서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에도 아이폰13 흥행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시현했다. 비수기로,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올 1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Fn가이드 기준 1분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말 2682억원에서 현재 3221억원으로 높아졌다. KB증권은 3633억원, 대신증권은 35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3468억원을 제치고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안드로이드 진영의 부진이 애플 아이폰의 흥행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주자격인 삼성전자는 신작 갤럭시S22 시리즈가 '게임 최적화서비스(GOS)' 논란을 겪으면서 타격을 입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갤럭시S22 시리즈의 판매량이 2500만대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2000만~2500만대 수준으로 낮춰잡고 있다. 또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도 7300만~7500만대에서 710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출하량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업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32% 줄었고 전월 대비로는 55%나 급감했다. 재고가 쌓인 가운데 오미크폰 변이 확산으로 중국 주요도시들이 봉쇄된 영향 탓이다.
[로이터 = 연합뉴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은 애플 아이폰에게 호재다. 중국시장만 보더라도 아이폰을 포함한 해외업체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월 10%에서 지난 2월 14%로 4%포인트 상승했다. 출시 반년이 다 돼가는 아이폰13은 3~4월 부품 주문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아이폰13은 가장 많이 팔린 아이폰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크다.기존 아이폰13의 판매가 견조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14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성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한국 부품업체 초기 주문량이 전작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의 뚜렷한 변화를 찾기 어렵고 향후 중국을 포함한 의미 있는 수요 개선세도 불투명하다"라며 "아이폰14는 아이폰13에 이어 흥행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여 올해 애플은 10년 만에 최대 점유율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LG이노텍의 저평가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이익 전망치의 상향폭이 그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1년에 이은 올 1분기의 높은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증가는 애플 아이폰13이 비수기 중에도 양호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고 저가 모델인 아이폰SE3 생산이 추가되면서 고정비 부담을 경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1분기 실적의 호조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증가와 최고 실적 경신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는 7.9배로 IT업종내 가장 저평가됐다"고 덧붙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