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의 윤홍근 회장이 "치킨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윤 회장은 24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서 소비자들이 '1닭 2만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데 대해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삼겹살을 먹을 때 1kg 정도를 먹으려면, 150g(1인분)이 1만5000원이라고 했을 때 10만원에서 10만5000원 정도가 들어간다. 닭고기는 1kg 아니냐"며 "무게로만 비교했을 때 닭고기 1kg는 삼겹살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도계비가 1000원 정도 든다. 현재 시세로 생계 1kg이 2600원이다. 이걸 1.6kg으로 계산하면 약 4160원. 도계비 1000원을 보태면 5120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BQ는 파우더 등이 한 마리에 2000원 들어가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써서 한 마리에 3000~4000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은 점포를 얻어서 본인들의 모든 노동력을 투입해 서비스까지 해서 파는데 고객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쌀이나 배추는 200~300% 올라도 이야기를 안 한다. 인건비, 임차료, 유틸리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윤 회장이 생닭이 조리를 거쳐 배달되는 과정부터 원가 구조까지 낱낱이 소개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소비자들은 "차라리 안 먹고 불매할게요", "사육 과정이 다른 돼지랑 닭을 비교하다니", "광고비를 줄이면 될 것" 등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치킨값에 대해선 대중의 심리적 저항선이 다소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촌치킨과 bhc가 치킨 가격을 올렸을 때에도 유독 반발이 거셌다.
반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소신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배달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대행료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소상공인들의 수익성 보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윤 회장 발언을 두고 BBQ 가격 인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BBQ는 지난 2018년 11월 업계 단독으로 치킨값을 인상한 바 있다. 당시 황금올리브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말 경쟁사들과 달리 치킨값을 동결할 땐 '당분간'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당장 치킨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면서 "소상공인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한 말"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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