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2명 이상은 '외롭다'고 느꼈으며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적 고립감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4일 우리나라 사회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2021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국민 삶과 관련한 전반적인 경제·사회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22.2%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 한다"고 느끼는 비율도 16.5%로 나타났다. 여성(25.1%)이 남성(19.1%)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더 느꼈으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외롭다고 답한 비율이 31.4%로 가장 높았다.
소득수준별로도 사회적 고립감의 차이가 컸다. 월 소득 600만원 이상은 14.8%만 '외롭다'고 답했지만 100만원 미만은 53.4%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은 사회적으로 고립됐다고 느끼는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경우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비율은 72.8%로 2년 전보다 6.8% 포이나 감소했다. 이는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2년 전보다 1.3% 포인트 감소한 50.1%에 그쳤다.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79.6%로 2년 전보다는 3.7% 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정부 기관은 지방자치단체(58.5%)였으며 군대(56.1%), 중앙정부(56.0%), 경찰(55.3%), 법원(51.3%), 검찰(50.1%) 순이었다. 국회는 34.4%로 국민 신뢰도가 가장 낮았으나 전년보다는 13.3% 포인트 상승했다.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73.2%로 전년보다 13.6% 포인트 상승했다. 남성(74.6%)이 여성(71.8%)보다 2.8% 포인트 높았으며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컸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은 경제적 지위(13.0%)에 따른 차별을 가장 많이 경험했으며 연령(12.9%), 성별(11.8%) 등이 뒤따랐다.
성인 44%만 유산소 운동…국민 40% 비만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2020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4.0%로 전년보다 1.6% 포인트 줄었다. 연령대로 보면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반면 비만 유병률은 38.4%로 전년보다 4.0% 포인트 증가하며 2016년 이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6.9%, 여성은 29.9%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30대(41.6%)가, 여성의 경우 60대(37.3%)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외출 자제, 재택 근무 등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살이 급격히 찐 '확찐자'(코로나19 확산으로 체중이 증가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가 늘어난 셈이다.
2020년 19세 이상 성인 중 병·의원 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사람의 비율은 7.1%, 치과 진료가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사람의 비율은 39.8%로 전년 대비 각각 0.5%p, 8.9% 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10년 전(80.2년)보다 3.3년, 전년(83.3년)보다 0.2년 늘었다.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6.3년으로 2년 전(64.4년)보다 1.9년 늘었지만, 기대수명보다 17.2년 짧았다. 사망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로 인구 10만 명당 160.1명이 사망했다. 이어 심장질환(63.0명), 폐렴(43.3명) 순으로 집계됐다.
평일 평균 여가시간 3.8시간…63.6% 혼자서 보내
지난해 15세 이상 국민의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8시간, 휴일 5.8시간으로 전년보다 각각 0.1시간, 0.2시간 증가했다. 평일 여가시간은 여성 3.9시간으로 남성보다 0.1시간 많았으며 휴일은 남성(6.0시간)이 여성보다 0.4시간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여가시간을 주로 혼자서 보내는 사람의 비율은 63.6%로 전년보다 3.6% 포인트 증가했다. 주로 친구와 함께 보내는 사람의 비율은 6.5%로 전년보다 2.7%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임금근로자의 전반적 근로 여건 만족도는 35.0%로 2년 전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10.4% 포인트 올랐다. 근로 여건 만족도는 근로시간(38.2%), 근무환경(37.3%), 임금(28.1%)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중·고등학교 재학생 비율은 59.3%로 2년 전보다 1.3% 포인트 늘었다. 교우관계가 73.3%로 가장 높은 반면 교육 방법은 48.9%로 가장 낮았다.
소득별로 보면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에 속한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64.2%로 가장 컸으며 월 소득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 54.3%로 가장 낮았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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