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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만 보고 뛰어든 개미들 어쩌나…롤러코스터 탄 안랩, 17% 급락 마감
입력 2022-03-24 14:22  | 수정 2022-03-24 16:04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인수위의 법무부 업무보고 유예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인수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해왔던 안랩 주가가 24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가 21% 넘게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
24일 안랩은 전일대비 3만800원(17.52%) 내린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은 이날 오전 장중 한때 24% 넘게 치솟으며 21만8000원선을 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21% 넘게 급락했다. 안랩 주가는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 5거래일 동안 무려 101%가 오른 것이다. 지난달 28일 장중 기록한 6만3500원과 비교하면 3주간 244%가 상승했다.
이날 오전까지의 주가 급등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 덕이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코스닥 시장에서 안랩 142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들이 오전부터 안랩에 대해 돌연 '팔자'로 돌아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안랩 17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매도에 나섰다. 기관 투자자는 이날 안랩 56억원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보안 전문 기업인 안랩은 안 위원장이 창업한 회사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안랩 186만주(18.57%)를 보유중인 최대주주다. 이에 안랩은 실적이 비교적 탄탄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안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쳐왔다. 최근의 급등세 역시 안 위원장이 차기 국무총리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안 위원장의 국무총리 임명설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차기 국무총리 인선을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 시작될 조짐을 보였다. 윤 당선인의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생각이 있다면 위원장을 안 했을 것"이라면서 "요직을 연속해 맡으면 과한 욕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위원장 측은 현재 총리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남겨놓은 상황이다. 인수위원장이 초기 총리로 가는 것은 국정의 연장선상 측면에서는 자연스럽다는 것이 안 위원장 측의 주장이다. 다만 안 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직 관련 질문에 "제 임무는 인수위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른 어떤 일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또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임명될 경우 주식 처분에 대한 문제도 생긴다. 현행 법에 따라 안 위원장이 직접 매각에 나서든 금융기관에 매각을 위탁하는 백지신탁을 하든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에 의하면 본인이나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식 총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안랩이 안 위원장과 동일시돼 온 만큼 안 위원장이 최대주주에서 물러날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안 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안랩이 유망한 보안 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 위원장과의 '거리두기'가 안랩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서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블록딜(시간 외 매매)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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