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속항원검사 하루 매출만 2천만 원?…"동네 병원은 참여 어려워"
입력 2022-03-24 10:44  | 수정 2022-03-24 10:46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공간 및 인력 여유 있는 일부 병·의원에만 해당
"의사가 한 명이면 확진될 경우 운영 어려워져"

한의계도 참여 요구 "참여 막으면 형평성 어긋나"
정부 "검사기관 확대는 검토 안 하고 있어" 일축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제 매출은 2,100만 원이었고 오늘 매출은 700만 원이 넘네요. 신속항원검사 꼭 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덕에 병원 하루 매출이 확 늘었다면서 병원의 신속항원검사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로 양성이 나오면 추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 없이 확진자로 인정하는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PCR 검사는 결과 통보까지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는 결과가 금방 나오는 데다 처방도 바로 받을 수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신속항원검사 매출 급증에…"동네 병·의원은 참여 어려워"

방역당국에 따르면 14일 이전에 병·의원 1곳당 하루 평균 신속항원검사 건수는 50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 평균 150명 이상의 신속항원검사를 소화하는 병원도 많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내과 관계자는 "내원자들 열 중 아홉은 신속항원검사자"라며 "하루에 300명 정도를 받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동네 병·의원 검사·치료 체계 전환 이행 계획'에 의한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 적용 방안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경우 진찰료와 신속항원 검사료, 감염예방관리료 등을 합해 건당 5만5920원의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 200명의 신속항원검사를 할 경우 검사로만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의료기관이나 공간 및 인력 여유가 있는 일부 병·의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동네 작은 병·의원은 오히려 참여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덕양구의 한 의원 관계자는 "동네 의원의 경우 오히려 오래 다니는 환자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참여가 쉽지 않다"며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가 한 명일 경우 의사가 확진되면 운영이 어려워지는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의협 "신속항원검사 시행할 것" vs 정부 "검토 안 해"

신속항원검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재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한의계도 검사 참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2만7000명 한의사 일동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하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특정 지역의 눈치만 보고 있는 방역당국의 우유부단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금 이 시각부터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본격 시행을 선언하다"고 밝혔습니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의료인인 한의사가 감염병 환자를 치료하고 방역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감염병예방법에 명시된 책무"라며 "정형외과·산부인과·정신건강의학과 등 호흡기 진료와 무관한 양방 의료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음에도 한의 의료기관의 참여를 막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검사기관을 한의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검사와 치료를 동시에 제공하는 기관 중심으로 검사기관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22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검토하지 않는다면 방역당국의 무책임한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국민의 건강과 편익 증진을 위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한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hannau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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