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먹었는데…폐기용 제품 버젓이 창고 보관한 간편식 업체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로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가정간편식 제조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창고에 그대로 보관하는 등 식품위생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을 무더기 위반해 적발됐다.
22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10여 일에 걸쳐 집에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인 가정간편식 제조업체들의 식품 위생 상태 단속에 나선 결과 360개 업체 중 54곳에서 위법 사례를 적발했다.
이들은 냉동보관해야 할 오리훈제육 등 육류를 냉장창고에 보관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신고를 하지 않고 양념불고기 등 4종의 양념육을 만들어 판매했다.
또 다른 업체는 유통기한이 최대 1년6개월 지난 식자재를 재료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업체는 이 같은 식자재를 폐기용으로 구분해 처리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과일도시락 등 17개 품목의 신선편의식품을 제조하면서 식품 유형별로 매달 실시해야 하는 자가품질검사를 9개월 동안 한번도 하지 않은 신선식품 판매업체도 있었다.

이번 단속에서는 유통기한 경과 식품 보관 등 영업자의 준수사항 위반 건이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신고 및 무허가 영업이 1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보존기준을 위반한 업체는 11곳, 자가품질검사 위반은 9곳이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라 보존기준을 위반해 보관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즉석판매가공업을 신고하지 않고 출산물 가공품을 즉석 제조해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각각 부과된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폐기용 표시 없이 보관하거나 식품 유형별로 정해진 검사 주기에 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지난 2020년과 비교해 2년여 만에 약 25% 성장했다.
특사경은 코로나19 장기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관련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또한, 경기도청은 정확한 사실 경위를 조사한 뒤 해당 업체들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