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지하철역에서 맹독성 가스를 살포해 16명의 사망자를 냈던 옴진리교가 일본에서 여전히 음지에서 활동하면서 교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하철 테러를 잘 알지 못하는 2030이 주요 타깃이다.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27주년을 맞아 일본 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95년 도쿄 지하철 테러로 아사하라 쇼코 교주 등이 체포된 이후 옴진리교는 주요 후계자인 알레프(Aleph)와 분파격인 히카리 노와, 야마다라 노슈우단 등 3개 파벌로 갈라졌다.
지하철 테러 직후 도쿄법원이 옴진리교에 종교단체 해산명령을 내렸는데 간판만 바꿔달고 여전히 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만명에 달했던 교인수는 현재 1650명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적은 숫자는 아니다. 이들 단체는 15개 현에서 30여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30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이 종교집단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회복지원센터 소장인 기무라 슌스케(77) 변호사는 "사회가 불안감을 느끼면 컬트 집단이 더 많은 젊은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공안청은 지난 한해 옴진리교 계승 단체인 알레프 등 3개 단체에 80여명 이상이 신규 가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규 가입자는 지난 2020년 60명에서 지난해 80명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34세 이하가 전체 신규 가입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요가교실이나 스터디 모임으로 가장해 인간 관계를 형성한 뒤 "지하철 독가스 사건은 음모다"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옴진리교는 지난 1995년 3월 20일 세뇌된 광신도를 동원해 도쿄 지하철에서 독가스인 사린을 살포했다. 이 테러사건으로 14명이 사망하고 63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체포된 교주 아사하라 쇼코 등 옴진리교 관계자 13명은 사형 판결을 받고 20년 넘게 복역하다 지난 2018년 모두 사형이 집행됐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