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시각장애인과 동행한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다만 해당 식당은 긴 실랑이 끝에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했다.
지난 20일 시각장애인 유튜버 '우령'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또 겪게 된 안내견 식당 거부... 이젠 한숨만 나옵니다'라는 영상을 게재, 최근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겪은 안내견 거부 경험을 공유했다.
우령은 "유명한 식당이라 웨이팅이 있었다"며 "안내견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원 한 분이 와서 '강아지는 안 된다'고 했다. 안내견이라고 설명했는데 다시 한번 '안 된다'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문 앞에서 직원과 부점장, 점장 이렇게 세 사람과 긴 실랑이를 벌여야만 했다"면서 당시 녹음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녹음본에서 식당 직원은 우령에게 "(식당) 공간이 좁고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 계실 수 있어서 안 된다"고 말했다.
우령은 "법적으로 안내견을 거부하면 안 된다"라며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고 진짜 계시면 자리를 피해드리겠다"고 했다. 이후 직원은 확인을 위해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왔고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은 없는데 공간이 협소하다"면서 "강아지가 크고 공간 때문에 힘들 것 같다"며 재차 안내견 입장을 거부했다.
직원에 이어 부점장이 뒤따라 나와 "강아지가 크다. 시각장애인이신 거 알겠는데 여기다가 강아지를 두고 입장하셔야 한다"면서 "안내하시는 분이 따로 있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일반 사원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우령의 동행인은 "다른 매장에서는 안내견과 함께 출입을 했었다"라고 말했고, 부점장은 "다른 매장에서 된다고 해도 (우리 매장은) 안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우령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과 분리되면 안 된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부점장은 점장과 통화를 권했다. 점장은 우령과의 통화에서 "식사하시는 분께 위험할 수 있고, 강아지가 얌전히 있을 수 있는 지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자꾸 법적인 부분을 얘기하시는데 그건 저희 입장에서는 (되게 난처하다)"고 했다.
우령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훈련을 거쳐 시각장애인과 함께 대중교통과 공공 장소, 식당 등을 함께 출입한다"고 설명했다. 끝내 점장은 우령과 안내견의 식당 출입을 허용했다.
우령은 이같은 경험을 공유한 이유에 대해 "안내견 거부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상을 준비했다"며 "안내견 거부와 관련된 법은 알지만 '우리 가게는 안 된다'는 말을 정말 수없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간이 없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 있으면 저희도 자리를 피해드린다. 무조건 '들어간다'고 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안내견이 개라는 이유로 거부당하는 게 안타깝지만 현실의 일부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는 존재"라고 토로했다.
한편 현행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안내견의 경우 장소에 제한 없이 어느 곳이든 출입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표지를 붙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나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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