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서 시작된 정부의 부동산 범죄 수사가 1년 만에 마무리됐다. 수사를 주도한 경찰은 국회의원 6명을 포함해 4000여명에게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년 동안 부동산 투기사범 6000여명에 대해 수사한 결과, 전현직 국회의원 6명과 지방의원 33명 등 공직자 658명과 공직자 친인척 215명, LH 전현직 직원 61명을 포함해 모두 4251명을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이 거둔 부동산 투기 수익 1506억여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해 범죄수익을 환수했으며, 부동산 투기 혐의가 무거운 64명은 구속했다.
앞서 경찰청과 금융위원회, 국세청, 한국부동산원은 LH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0일부터 1560명 규모의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를 꾸린 바 있다.
당초 수사 선상 오른 전·현직 국회의원은 총 33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6명은 본인이 아닌 친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관련된 가족 8명을 송치했다. 나머지 국회의원 21명 중 16명은 무혐의, 5명은 공소시효 경과로 결론냈다.
해당 수사로 검찰에 송치된 현직 국회의원 6명은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국민의힘 정찬민, 김승수, 한무경, 강기윤, 배준영 의원이다. 이 가운데 정 의원은 구속됐지만,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하지만, 정찬민 의원실 측은 정 의원 경우는 부동산투기 혐의에 의한 구속이 아니라 LH사태발 부동산투기조사 특수본이 꾸려지기 수 년 전부터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별건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던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인한 구속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수본(경기도남부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정 의원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입건 결정 통지서를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김경협 의원은 부천 역곡동 땅 매입 미신고 혐의를, 김승수 의원은 경북 상주에서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수사의뢰된 한무경 의원은 해당 혐의는 무혐의 처분 받았지만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 강기윤 의원은 과수원 토지보상금을 과다 지급받았다는 혐의를 받고있고, 배준영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한편, 협의가 인정된 사건은 유형별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사 들인 농지투기가 16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정청약 등 주택투기가 808명, 개발 가능성이 없는 땅을 비싸게 팔아치운 기획부동산 698명, 내부정보를 부정하게 이용해 투기한 경우가 595명 순이었다.
신분별로는 일반인이 5181명(85.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회의원·고위공직자·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 등 공직자도 658명(10.9%)이나 됐다. 공직자 친·인척은 215명(3.6%)이었다.
이번 수사의 계기가 됐던 LH 직원은 총 61명(전현직 직원)이 송치됐으며 이중 10명이 구속됐다. LH임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는 42명이 검찰이 넘겨졌으며 6명이 구속됐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국회의원 수사에서 정치적 고려는 없었고, 확보 가능한 모든 증거 등을 통해 본인과 가족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했다"며 "다만 단순 의혹으로만 고발되거나 접수 단계부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 본부장은 이어 "성과와 관련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알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내부정보 이용 불법행위, 기획부동산 등을 집중 수사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본부 운영체제를 상시단속 체제로 전환했다. 앞으로도 각종 부동산 개발 추진 일정에 따라 지역별 맞춤형 기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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