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콘서트에서 입고 등장한 의상과 관련한 외신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콘서트에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을 입고 나왔다. 이 패딩의 가격은 약 1600만원에 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로로피아나 패딩 속에 입은 흰색 목폴라 역시 이탈리아 브랜드 '키튼'의 제품으로, 가격은 2400파운드(약 383만원)가량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분석했다.
데일리 메일은 "러시아 시민들이 빈곤을 겪고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은 1만200 파운드짜리 디자이너 재킷을 입고 '모든 러시아인들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로로피아나 재킷은 러시아 화폐로 환산하면 150만 루블 정도"라며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평균 연봉은 67만8000루블(약 791만원)로, 푸틴 대통령의 재킷 값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일반 국민들의 생활 경제는 무너졌고 나날이 재정상태는 더 나빠지고 있다"며 "야만적인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러시아에 있던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나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고급 이탈리아 재킷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름반도 합병 8주년 콘서트에는 20만 명의 관중이 모였다. 콘서트장 곳곳에는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 대통령을 위해', '러시아를 위해'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관중들은 '러시아'를 연신 외치며 국기를 흔들었고, 일부는 러시아군의 상징인 'Z' 표식이 그려진 의상을 입기도 했다.
특히 피겨스케이팅 스타 빅토리아 시니치나와 니키타 카찰라포프는 러시아군의 상징으로 떠오른 'Z' 표식을 가슴에 달고 등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진행 중인 특별 군사작전의 핵심 목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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