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욕심에 자국 시민들의 고통이 커져만 가고 있다. 러시아 수출품 설탕도 공급난에 빠졌다. 러시아 내 설탕 가격이 지난 2주 동안 15% 넘게 급등했고,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밀과 소금 등 다른 식자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인들은 상점에 달려가 메밀과 설탕, 화장지를 살 필요가 전혀 없다"며 "식품 매장에서 나타나는 소란은 극도로 감정적"이라고 말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전했다. 경제지 코메르상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3월 4일까지 10.4% 오른 식품 가격은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드미트리 파트루세프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설탕 배송이 중단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공장은 24시간 가동하고 있다"며 "다음 시즌에 설탕 재배 전용 토지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루블화 약세는 물가 급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당 104루블대를 기록했다. 지난 7일 루블화 가치는 146루블대로 급등하면서 달러 대비 역대 가장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연방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7일 동안 2.1% 상승해 20년 만에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설탕과 같은 식품 가격 외에도 일반 의약품, TV,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전 품목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외부상황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28일 기준금리를 급등해 금융안정을 유지하고, 통제할 수 없는 물가 상승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 경제는 대규모의 구조 변화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는 주로 광범위한 상품, 서비스 전반의 가격 상승과 관련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수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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