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이달 18일 앱스토어 출시 12주년을 맞았다. 카카오톡은 당시 통신망만 확보되면 공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모바일 채팅 문화의 혁신을 가져왔다. 출시 12주년을 기념해 카카오톡과 관련된 재밌는 사실을 모아봤다.
◆ 초기 목표는 10만 가입자
지금처럼 모바일 채팅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PC를 이용한 메신저 채팅이 유행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PC 메신저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카카오톡의 전신인 스타트업 아이위랩(IWILAB)은 인터넷 북마크 컬렉션 서비스인 '브루닷컴', 집단지성을 표방한 웹서비스 '위지아닷컴' 등 모바일용 카카오톡을 출시하기 전 약 3년 동안 PC 기반의 서비스들을 출시했지만, 이 서비스들은 이용자 수 3~4만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후 미국에서 아이폰3gs가 큰 반향을 일으키자 서비스 방향을 웹에서 모바일로 선회하고 카카오톡을 개발해 2010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영진이 카카오톡은 출시했을 때 잡은 목표 가입자 수는 10만명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5일 만에 목표를 달성했고 출시 6개월 뒤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1년 후에는 1000만명, 다시 1년이 지나자 가입자 수가 4000만명에 도달했다.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외 카카오톡 누적 가입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출시 11년째인 지난해 6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는 4566만명이다.
국내 점유율도 월등히 높다. 페이스북 메신저, 네이버 라인 등 국내 주요 메신저와 비교했을 때 작년 8월 기준 사용되는 카카오톡의 국내 점유율은 87%다.
◆ 카톡은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가 아니다
카카오톡의 가입자가 워낙 빠르게 늘어난 탓에 카카오톡이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라고 착각하기 쉽다. 다만 최초의 메신저는 아니고, '단체채팅'이 가능한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였다.
카카오톡에 따르면 2010년 3월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전 왓츠앱과 같은 유료 메신저가 이미 존재했다.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의 성공의 요인을 '무료'로 꼽지만, '단체 채팅방을 만들 수 있는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라는 수식어가 카카오톡의 성공 비결을 나타내는 진짜 키워드다.
카카오톡 측은 PC 환경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의 연결 효과는 '단톡방'이 촉발했다고 말한다.
특히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시기 모바일폰 번호의 앞자리를 011, 016, 017에서 010으로 교체해야 했는데, 카카오톡의 친구 추천 기능과 단체 채팅방은 한국인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 국내 입지 확고...올해부터 세계 진출 노린다
카카오톡은 2011년 새로운 수익모델인 이모티콘을 도입한 후 쇼핑, 선물하기, 페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이 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에는 QR체크인, 잔여백신 예약, 자가진단 챗봇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에도 카카오톡은 내수 시장 위주라는 한계를 지적받아 왔는데 카카오는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등 내부 시장은 남궁훈 신임 대표 내정자에게 맡긴다.
김범수 창업자는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 왔다. 이 경험과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픽코마 중심의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이 해외에서 구글, 메타(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기업과 어떻게 경쟁을 펼쳐나갈지 기대된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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